경제



김동연·이주열 "경제 인식 공유"...경제부총리-한은총재 해빙기?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 나흘만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의 회동을 가졌다. 경제부총리와 한은총재가 금리인하를 두고 싸울 필요가 없는 시기에 이뤄진 만남이라 경제흐름에 대한 인식에 공감대가 이뤄졌을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기재부와 한은에 따르면 김 부총리는 이날 오후 12시께 이 총재를 만나기 위해 한은 본관에 직접 방문했다. 이 총재의 재임 기간 중 네 번째 부총리다.

  김 부총리는 "직접 총재님을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는 게 도리일 것 같아 국회에 이어 두 번째로 한은에 왔다"며 "한은은 우리 경제를 운용하고 끌고가는 데 있어 정말 중요한 기관"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취임하자마자 한은을 찾아준 데 대해 감사하다"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어려운 상황에서 위기극복과 경제 안정을 위해 당시 경제금융비서관이던 부총리와 함께 열심히 일했던 기억이 나 감회가 새롭다"고 화답했다.

  인삿말 직후 비공개로 전환됐지만 앞서 보인 화기애애한 분위기처럼 경제부총리와 한은총재는 많은 부분 경기 상황에 대한 인식을 같이 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흔히 기재부 장관을 겸하고 있는 경제부총리와 한은총재는 '창과 방패'로 불린다.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하라고 압박하는 기재부 장관과 현 금리수준을 지켜내기 위해 버티는 한은총재 간 알력 싸움이 있어서다. 과거 한은은 이런 압박에 굴해 '재무부(기재부의 전신)의 남대문 출장소'라는 오명을 듣기도 했다.

   멀지 않은 과거를 보더라도 정권의 실세부총리였던 최경환 부총리 시절, 한은이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동조해 금리를 너무 쉽게 인하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었다.

  2014년 8월과 10월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두 차례의 금리인하는 '초이노믹스'의 압박을 피하지 못해서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당시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의 독립적 판단이었다"고 밝혔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이는 소수에 그쳤다.

  그러나 최근의 정세는 이와는 판이하게 다른 모양세다. '빚 내서 집 사라'고 읽힐 수밖에 없었던 박근혜 정부의 정책으로 가계부채 규모가 1400조원까지 불어나서다. 청와대 역시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8월까지 가계부채 대책을 내놓으라는 주문을 한 바 있다.

  김 부총리 역시 취임 이후 간담회 형식을 취한 첫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과열되고 있는 주택시장 동향을 제일 먼저 살폈다. 김 부총리는 이날 "정부는 일부 과열현상에 대해 면밀히 주시 중"이라며 "절대로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한 어투로 말했다.

  그는 "과열현상을 보이는 모든 지역을 대상으로 역대 최고수준 강도로 점검반을 가동할 것"이라며 "위법행위가 적발될 경우 예외없이 엄단하겠다"는 원칙을 다시 한번 밝혔다.

  김 부총리는 이날 회동이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격 없이 국내경제 상황과 앞으로 있을 수 있는 금리인상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며 "경기에 대한 인식을 같이 했고 협조해서 좋은 방향으로 경제를 끌고가자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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