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9년만에 경상 흑자보다 금융계정 통한 유출 금액 커질 듯

한은, 연간 경상 흑자 700억달러 목표···상반기엔 362억달러
금융계정 순유출 800억달러 안팎 전망···한미간 금리 역전 영향도


[파이낸셜데일리=송지수 기자] 올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9년 만에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금액보다 금융계정을 통한 유출 금액이 커질 전망이다.


경상수지 흑자폭은 점점 줄어드는 반면 외국인의 주식·채권시장 이탈 등 금융계정을 통한 순유출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7일 한국은행 국제수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는 362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 516억9000만달러에 비해 흑자폭이 29.8% 감소한 것이다.


작년 하반기 기록한 경상수지 흑자 469억9000만달러와 비교해도 22.8% 감소한 것으로 최근 들어 경상수지 흑자폭이 줄고 있는 추세다. 경상수지 흑자폭이 줄고 있는 이유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수입액이 증가했고, 중국인관광객 감소에 따른 여행수지 적자폭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상반기 이런 흐름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반기 국제유가가 배럴당 40~50달러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고, 국내 소비와 투자 회복으로 소비재와 자본재 수입이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과의 중국과의 사드 분쟁으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크게 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 한국은행도 올해 하반기에 345억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은은 최근 경제전망에서 상반기 355억 달러, 하반기 345억 달러로 연간 700억 달러 경상수지 흑자를 전망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경상수지 흑자폭이 상반기와 유사한 수준을 기록하며 올해 연간으론 700억~730억 달러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상반기 금융계정의 경우 326억9000만달러 순자산 증가를 기록했다. 순자산 증가는 해외쪽으로 자금이 순유출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직접투자로 102억8000만 달러가 국외로 순유출됐고, 증권투자로 192억4000만 달러가 순유출됐다.

하반기에도 금융계정에서 자금 순유출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은 올해 상반기에 국내 주식(채권 포함)을 231억3000만달러를 매수했으나 하반기로 갈수록 매수 여력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한미간 기준금리가 역전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채권쪽으로의 자금유입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국내에서 해외 주식과 채권에 대한 투자는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국내 투자자들의 트렌드가 원화자산에서 해외자산으로 다변화하고 있어 이런 추세는 이어질 공산이 크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금융계정을 통한 자금유출은 약 800억달러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올해 경상수지로 국내로 유입되는 금액보다 금융계정을 통해 유출되는 금액이 50억달러 가량 많아질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 박정우 연구원은 "올해 2008년 이후 처음으로 경상수지로 국내 유입되는 금액보다는 금융계정을 통해 유출되는 금액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상수지와 주요 금융계정 간의 차이를 연간으로 보면 올해 14억 달러 소폭 순유출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는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 연구원에 따르면 경상수지에서 금융계정을 뺀 기초수지와 원달러 환율의 3개월간 변화율 간에는 역의 관계가 나타난다. 즉 기초수지가 증가하면 원화는 달러화 대비 강세가 되고, 기초수지가 감소하면 원화는 달러화 대비 약세가 된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원화의 국제화가 아직 미흡한 수준이기 때문에 달러화 수급이 원화의 방향성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높다"며 "예상대로 하반기 기초수지가 적자로 전환되면 현재 다소 고평가 상태에 놓여있는 원화가치는 추가 강세보다 조정 받을 여지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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