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8·2 부동산대책 후 3개월, 거래량 급감 '안정세' 분위기


[파이낸셜데일리=김유미 기자] 정부의 8·2 부동산대책이 시행된 지 3개월이 지나자 본격적으로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시장이 안정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다만 내년에 본격 시행되는 대출 규제와 초과이익환수제 등으로 인해 분양 시장과 재건축 단지들은 연말까지 상대적으로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30일 기준)은 3145건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108.4건으로 이는 직전인 9월 8367건(하루 평균 278.9건)보다 60% 이상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동기(1만2878건)와 비교해도 4분의1 수준으로 감소했다.


  송파구(182건)만 해도 전월(605건)의 3분의 1 수준으로 곤두박질치는 등 강남4구의 매매 거래가 급감했다. 강북의 경우도 동작(580건→101건), 성동(482건→85건), 마포구(509건→101건) 등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 수준으로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10월 거래량이 이번 8·2부동산대책의 정책 효과가 실질적으로 반영된 수치로 보고 있다. 이는 실제 주택거래신고가 거래 후 60일 이내에 하게 돼 있어 실제 거래량 변화가 통계에 반영되기까지는 1∼2개월 가량 시간이 걸린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아파트 매매가 되면 잔금을 치르는데 1~2개월 걸리고 취득세도 60일 이내에 내게 돼 있다"면서 "지난 8월에 아파트 가격이 오른 것은 6월 거래가 반영된 것이고 9~10월부터가 8·2대책 이후 시장을 실질적으로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매매 시장은 거래 절벽이 현실화 되고 있는 반면 청약시장은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내년 실수요자 중도금 대출 규제 전에 청약하려는 이들이 분양 시장에 몰린 것이다.


  실제 지난달 27일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문을 연 '고덕 아르테온' 모델하우스에는 3일 동안 4만여 명의 수요자 몰렸다. 서울 은평구 응암2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녹번역 e편한세상·캐슬'에도 27일 개관 첫날 5000여 명이 다녀가는 등 3일 동안 2만여 명이 다녀갔다. 건설사들 역시 이번달  전국 분양 물량을 대폭 늘렸다. 10월에 추석이 길어 분양 물량이 밀린 탓도 있지만, 내년 규제 이전에 물량을 털어내려는 이유도 있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11월 전국에서 분양을 앞둔 아파트는 총 4만3587가구다. 이 중 3만3393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지난해 같은 달 일반 분양(2만7168가구)보다 23% 늘어났다. 지방이 전년 동월(6286가구)의 약 3배인 1만8042가구로 급증했다. 서울,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1만2287가구→1만5351가구)은 지난해보다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지방은 수도권보다 상대적으로 정부 규제에서 벗어나 있어 공급이 더 활발해졌다"며 “소비자의 선택폭이 넓어지는 만큼 입지나 상품성이 좋은 지역에만 청약이 몰리는 양극화가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주택 인허가 물량도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내년에 부활하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서울 재건축 단지들이 대거 인허가 신청에 나섰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9월 전국의 주택 인허가 물량은 5만8488가구로 지난해 같은 달 4만8024가구보다 21.8% 늘었다. 특히 서울의 재건축, 재개발 등 정비사업 인허가 물량이 10만645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배가량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금리가 인상되고 내년에 대출 규제가 본격화되면 시장 안정화 흐름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저금리에 유동성이 확대되다 보니 투자처를 찾아 돈이 몰리고 어디가 가격이 올랐다는 심리가 확대되면서 투자 수요가 급증한 것일 뿐 해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급등 현상은 아니라는 것이다.


  채미옥 한국감정원 연구원장은 "8·2규제가 강한만큼 주택시장은 빠르게 안정되고 있고 올해 하반기와 내년 역시 주택시장이 안정화될 것"이라며 "주택가격은 경제성장률과 상관관계가 높은데, 지금은 저성장 시대이고 주택가격을 지속적으로 밀어 올릴 수 있는 경제적 추동력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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