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CES, 이재용 부회장만 5년째 불참...노키아처럼 추락할 수 있어

이재용 부회장, 글로벌 기업 협력장인 CES 불참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반도체 호황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영업이익 50조 시대를 열었지만 앞날이 밝기만 한 건 아니다.


  반도체 호황이 올해 내내 계속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일각의 우려 때문만이 아니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기업 수장들은 다투어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장인 美라스베거스 'CES 2018'에 집결, 상호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특히 반도체와 자동차업체들이 동맹을 맺으며 분주히 움직이는 현실에서 철저히 소외돼 있기 때문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연루됐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고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5년 연속 CES에 불참했다. "졸면 죽는다"는 전자 IT업계에서 결코 좋은 징조일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삼성도 한번 시기를 놓치거나 발을 잘못 딛게 되면 과거 노키아처럼 단숨에 추락할 수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된 뒤 삼성전자가 이렇다할 인수합병(M&A) 실적이 없는 것도 이런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9일 전자 IT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 수장들은 미국 라스베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 2018'에 참석해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협력관계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올해 CES에는 반도체에서 자동차를 아우르는 각 분야의 거물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특히 인텔의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포드의 짐 해킷, 화웨이 컨슈머비즈니스그룹의 리처드 유 등 글로벌기업 최고경영자는 기조연설에도 나선다. 


  국내에서도 삼성, LG, 현대차, SK텔레콤 등 주요 기업 CEO들이 참석한다. 업종 간 경계가 무너지고 융복합되는 상황에서 CEO들이 각 기업의 대외적인 이미지를 높이고 협력방안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현대차의 경우 정의선 부회장이 4년 연속 CES를 찾아 업계 동향을 파악하고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올해 사업 계획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이 같은 행보는 현대차 내 지배구조를 더욱 견고히 다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삼성전자는 구속 수감 중인 이재용 부회장을 대신해 지난해 10월 새롭게 선임된 김기남 DS(부품)부문장, 김현석 CE(소비자가전) 부문장, 고동진 IM(IT·모바일) 부문장 등 3대 부문장이 CES를 참관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지난해에도 CES에 참가하지 못했다.


  최근 CES는 전자·IT뿐 아니라 자동차 업계까지 적극 가담하면서 가전전시회라는 명칭이 무색해졌다. 글로벌 기업들이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에 필수적인 기술력을 자랑하고 협업하는 상황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공백은 삼성전자 입장에서 아쉬운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상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50조원 시대를 알렸다. 지난해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매출 239조6000억원, 영업이익 53조6000억원의 잠정실적을 발표한 것이다. 그러나 이재용 부회장의 공백 이후 삼성전자의 신사업 진출 발표나 대규모 투자 소식은 감감무소식이다.  


  그러는 사이 글로벌 기업들은 협업체계를 굳히고 있다. 미국 반도체 제조사 엔비디아는 자율주행차(무인차) 기술 영역에서 입지를 확대하기 위해 우버, 폭스바겐, 바이두 등과 손을 잡았다.


  우버는 이번 CES에서 자사 자율주행 차량에 탑재된 인공지능 컴퓨팅 시스템을 위해 엔비디아의 칩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폭스바겐도 엔비디아의 '드라이브 IX' 플랫폼을 활용해 새로운 차량을 개발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이밖에도 엔비디아는 중국 최대 검색엔진 기업 바이두, 독일의 자동차 부품업체 ZF와 협업키로 했다. 세 회사는 중국 내 사업을 위해 공동으로 인공지능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나선다.


  물론 삼성전자도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CES에서는 하만과의 기술 협력에 따른 제어 체계인 '디지털 콕핏'을 제시했다. 디지털콕핏에는 차량용 빅스비와 스마트싱스가 적용돼 차내 에어컨·오디오 음량·조명 등에 대한 제어는 물론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주거지 내 연결기기까지 원격으로 조정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위상은 여전하다. 그러나 업계는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로 인한 삼성전자의 리스크는 분명 존재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전자·IT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 수장들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상황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공백은 삼성전자 입장에서 아쉬울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의 잘잘못을 떠나 우리나라 산업계에도 막대한 손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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