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유가·환율 상승, 하반기 물가 오름세 확대될 듯

인플레이션 변동에 영향주는 요인들에 변화 생겨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글로벌 물가 상승률 올라가
상방리스크 커진 원화 환율, 공공요금 인상 가능성
한은 "하반기 물가 오름세 확대될 것"

 

[파이낸셜데일리=김유미 기자] 국제유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 상승 흐름과 공공요금 인상 가능성 등으로 하반기 물가오름세가 확대될 것이라는 한국은행의 전망이 나왔다.

 

최근 폭염으로 외식 등을 포함한 '밥상물가'가 뛰고 있는 가운데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되면서 하반기 서민 가계의 부담은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26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18년7월)에서 '인플레이션 변동 요인 및 시사점' 분석 보고서를 통해 그간 국내 물가상승률을 둔화시킨 인플레이션 변동 요인에 일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지난 2000~2007년 평균 3.0%에 달했으나 2010년 이후 평균 1.9% 수준으로 낮아졌다. 근원물가 상승률도 같은 기간 평균 2.6%에서 1.8%로 하락했다. 주요 물가지표 상승률이 일제히 추세적으로 낮아진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인플레이션율이 내려간 가운데 원화 환율 하락, 공공물가 상승세 둔화, 경기와 물가간 관계 약화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추정됐다.

 

한은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율이 하락한 가운데, 국내 물가상승률이 함께 둔화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글로벌 물가상승률은 국내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와 맞물려 금융위기를 전후로 평균 2.7% 수준에서 2.3%로 떨어졌다.

 

이는 해외 물가와 국내 물가가 비슷하게 움직이는 동조화 현상이 심화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글로벌 무역규모가 늘고, 생산 분업화가 확산되면서 주요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흐름이라는 설명이다.

 

원화 환율이 주요 통화에 비해 하락세를 지속한 점도 물가 오름세 둔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이 떨어지면 원화 표시 수입물가가 내려가면서 물가상승률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공공요금 오름세가 더디게 진행된 영향도 있다. 공공물가 상승률은 교육·보건·교통 등을 중심으로 금융위기 이전 3.7%의 수준에서 위기 이후 1.3%까지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전체 서비스물가 상승률이 평균 1.0%p 둔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소비자물가에서 공공물가가 차지하는 가중치는 22.3%에 달할 정도로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

 

경기 회복에 따른 물가 파급효과가 줄어든 탓도 있다는 분석이다. 성장과 물가간 관계가 약해지면서 주요 물가상승률에 대한 GDP(국내총생산)갭의 영향력이 과거에 비해 축소됐기 때문이다. 다만 근원물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물가 오름세의 발목을 잡은 요인들이 최근 달라진 흐름을 보이고 있다. 우선 글로벌 물가 오름세가 확대되고 있는 점이다. 세계 경제 호조세로 수요측 압력이 높아지고, 국제유가 상승에 주요국 임금 인상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물가상승률이 더 올라갈 것으로 전망이다.

 

원화 환율도 상방 리스크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올해 미 연준의 두차례의 추가 금리인상이 예고되고 있는데다, 미·중 무역갈등 등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서 외환시장에서 원화 환율은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국제유가 상승세로 국내 공공요금이 하반기 이후 올라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는 올 상반기까지 공공요금 인상을 억제해왔으나 하반기 일부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 회복세의 영향으로 서비스물가 오름세도 확대될 여지가 생겼다.

 

한은은 "이러한 물가 여건을 평가하면 올 하반기 이후 물가 오름세가 확대되면서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에 점차 근접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 상반기 1.4%, 하반기 1.8%로 목표수준인 2.0%에 근접해 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물가 여건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여전히 높은 상황으로 진단됐다. 한은은 "국내외 경기, 국제유가, 환율 농산물가격 등 불확실성이 높은 점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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