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결혼, 굳이 해야 하나요?"…우리시대 청년들의 연애·결혼·출산 이야기

저출산고령사회위, 3주 동안 연애·결혼·출산 청년토크 진행


[파이낸셜데일리=김정호 기자] #1 당장은 좋아도 몇 십 년 후를 모르는데 굳이 결혼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가 뭐죠. 그냥 이 사람이 좋으면 20년 동안 만나면 되잖아요. 굳이 결혼이란 제도로 묶여야 하는 지 잘 모르겠어요.


  #2 저는 지금 일하는 게 좋아요. 20대 여성들은 대부분 그런것 같아요. 여자들은 결혼을 하게 되면 경력에 장벽이 생기니까. 요즘 사람들은 성취감을 느끼기 위해 결혼을 미루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3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싶어 하고 그렇게 변하다 보니 출산을 꺼리는 것 같아요. 이런 사람들의 생각은 존중해주고 국가는 난임, 불임처럼 아이를 갖고 싶은 사람에게 정책을 올인하면 좋겠어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지난달 16일부터 30일까지 매주 목요일마다 진행한 '청년토크'에서 연애·결혼·출산과 관련해 나온 청년들의 얘기들이다.


  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연애'를 주제로 한 첫 청년토크에서는 청년들이 개인의 삶이 안전하게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연애에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진로와 취업 고민으로 연애의 여유가 없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또 경제적 어려움으로 결혼 이전에 연애조차 시작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대다수였다. 여성의 경우엔 데이트 폭력에 노출된 사례 때문에 꺼리게 되고, 남성은 가부장적 문화로 인한 경제적 부담 때문에 연애를 하지 않거나 못한다는 얘기도 있었다.


  '결혼'을 주제로 지난달 23일 열린 두번째 청년토크에서는 결혼을 '못하는 것' 보다는 '안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결혼생활을 하는 지인들이 경력이 단절되고 개인의 성취감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모습들을 보면서 비혼이나 비출산을 결심했다는 것이다. 


결혼하면 남자는 '책임'을, 여자는 '포기'를 강요받는 현실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일부 참가자는 주거, 일자리 등 경제적 안정 문제 때문에 '비자발적 비혼'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입장도 전했다.


  특히 이날 자리에서는 '비혼'이 최근 젊은이들의 앞선 트렌드와 같은 문화적 현상이 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혼'이 자연스러운 문화가 돼 가고 있다는 것이다.


  '출산'을 주제로 지난달 30일 열린 청년토크에서는 출산에 대한 거부감과 두려움이 크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 참가자는 "저출산을 위기라고 강조할수록 정말 아이낳기 힘든 세상이라고 생각돼 출산을 더 꺼리게 된다"고 말했고, 다른 참가자는 "정말 개인의 선택이 될 수 있게 난임, 불임같이 출산을 하고 싶은 사람을 대상으로 정책을 추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상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청년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청년들에게 연애·결혼·출산은 이미 확고한 개인의 선택이며 다양한 삶의 방식이 존중받길 원한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위원회는 패러다임 전환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 변화를 불러올 수 있도록, 오는 하반기에 발표예정인 제 3차 기본계획재구조화에 청년들의 달라진 문화와 생각들을 담아내면서, 각자의 선택들이 사회경제적 환경에 따른 제약없이 이뤄질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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