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생명보험사들, 보험료 10% 내외 인상

초저금리 여파에 역마진 심화...예정이율 인하

 

[파이낸셜데일리 송지수 기자]  주요 생명보험사들이 이번 달과 다음 달 보험료를 약 10% 인상한다. 저금리 기조에 따른 금리 역마진 예방이 보험료 인상의 주된 이유다. 보험사들이 금리와 연동된 상품에 투자해 자산을 불리고 보험금을 고객들에게 지급하는데, 기준금리(연 0.50%)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운용 수익률이 낮아진 만큼 보험료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보험사들 입장이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교보생명 등 생명보험회사들은 오는 5월까지 예정이율을 2.25%에서 2.0%로 낮추는 작업을 한다. 앞서 삼성생명은 지난해 4월 예정이율을 2.5%에서 2.25%로 내렸고, 11~12월에 2.0%로 하향 조정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예정이율을 내리지 않은 상품에 대해 다음 달과 5월에 걸쳐 예정이율을 2.0%로 조정할 계획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장기금리의 평균치를 고려해 예정이율을 결정하는데, 금리 급변기에는 그걸 전부 반영할 수 없다"며 "매년 4~5월쯤에 보험사들이 예정이율을 조정한다. 1년에 한두 차례만 예정이율을 조정하다 보니 장기금리 하락폭을 모두 반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4월 예정이율을 2.5%에서 2.25%로 조정한 이후 이달 2.25%에서 2.0%로 조정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침체와 더불어, 저금리 국면이 장기화되고 심화됨에 따라 이에 대응하기 위해 예정이율 인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화생명도 지난해 4월 예정이율을 2.5%에서 2.25%로 조정했으며, 그해 7월에 2.0%로 이율을 내렸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현재로써는 예정이율 인하 계획이 없다"고 했다. NH농협생명은 다음 달부터 보장성보험의 예정이율을 2.25%에서 2.0%로 내릴 예정이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종신보험 등 장기보험 적립금에 적용하는 이자율을 말한다. 예정이율이 낮아지면 같은 보험금을 받기 위해 내야 하는 보험료가 올라가며, 예정이율이 높아지면 보험료가 내려간다. 예정이율이 0.25% 떨어지면 신규나 갱신 보험계약 보험료가 통상 7~13% 오르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시장 금리가 지난해 9월부터 상승세로 반전해 올해 예정이율도 동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으나, 생보사 대부분이 예정이율 인하를 결정했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돼 역마진 사태가 우려되면서 예정이율 인하를 결정했다는 것이 보험사들의 설명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는 계속 동결됐지만, 작년 중반부터 장기금리는 반등했다"며 "1년 단위로 예정이율을 조정하다보니 1년 전보다 아직 금리가 내려가 있는 상황이라서 이번에 (예정이율을)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금리의 영향에 맞춰서 예정이율 변동이 이뤄지고 있다"며 "자산운용 수익률도 결국 금리의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기준금리 자체가 인상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며 "초저금리 상황이고, 코로나 상황도 아직까지 진전이 없다. 그 여파로 당분간 초저금리 기조가 유지된다고 보기 때문에 보험료를 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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