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데일리 서현정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제20대 대선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2030세대를 잡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2030세대는 이념과 지역을 매개로 거대 양당에 표를 몰아준 민주화 또는 산업화 세대와 달리 현안에 따라 선택적인 투표를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2030세대는 국정농단과 대통령 탄핵으로 앞당겨 실시된 지난 대선에서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조국 사태 등 문재인 정권의 내로남불이 반복되면서 2030세대는 반(反)민주당 성향으로 돌아섰다.
이후 '이준석 돌풍', '무야홍(무조건 야당 후보는 홍준표)' 현상을 만들어 내는 등 야권을 대안으로 택하는 듯 했지만 홍 의원이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탈락하자 반발해 집단 탈당하는 등 야당의 손도 완전히 들어주지는 않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0일 공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를 보면 2030세대는 반민주당, 반이재명 성향이 전연령대보다 높았다. 다만 무당층과 부동층도 전연령대보다 높은 경향을 보였다.
민주당 정당 지지율은 29.4%로 국민의힘(39.9%)에 10.5%p 가량 뒤졌다. 특히 20대는 민주당 16.5% 대 국민의힘 35.2%, 30대는 민주당 26.8% 대 국민의힘 40.3%로 전체 평균보다 편차가 컸다. 무당층(없음+잘모름)은 평균 10.7%다. 20대와 30대는 각각 20.6%, 13.7%로 무당층이 더 두터운 경향을 보였다.
이 후보 대선 지지율은 다자 대결(이재명·윤석열·안철수·심상정·김동연) 기준 34.6%로 윤 후보(44.4%) 보다 9.8%p 낮았다. 20대는 이 후보 22.2% 대 윤 후보 38.2%로 평균보다 편차가 컸다. 30대는 이 후보 31% 대 윤 후보 40.6%로 집계됐다. 평균 부동층은 8.3%다. 20대와 30대는 각각 18.7%, 10.6%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7~8일 전국 만 18세 이상 20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9일 공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2%p)에서도 이 후보는 4자(이재명·윤석열·안철수·심상정) 가상 대결에서 34.2%를 얻어 윤 후보(46.2%)에게 12.0%p 차이로 뒤졌다.
연령대별로 20대에서는 후보간 편차가 컸다. 20대는 이 후보 지지율이 23.3%에 그친 반면 윤 후보 지지율은 41.8%에 달했다. 30대도 35.6% 대 39.0%로 열세를 보였다.
이 후보는 '공정한 사회, 공정성 회복'을 재차 약속하며 공정에 민감한 2030세대 표심 회복에 비상이 걸린 모양새다. '내 삶을 변화시켜달라'는 요구와 달리 주택과 취업 등 주요 지표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되려 악화된 것이 표심 이반을 가져왔다고 보고 행정 경력을 내세워 구체적인 정책 제시를 예고하고 있다. 청년플랫폼에 청년 정치인도 대거 배치했다.
일례로 2030세대 주관심사인 부동산에 대해서는 기본주택을 제시했다. 가상자산과 주식시장과 관련해서는 과세 1년 유예, 공매도 개선 등을 언급하면서 친(親)투자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남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것도 좋지 않다고 하는 등 '페미니스트 정부'를 자처한 현 정부와 차별화에도 시동을 걸었다.
윤 후보도 홍 의원을 지지한 2030세대의 탈당을 막고 지지층으로 전환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윤 후보는 공정을 기치로 대선 출마를 선언했지만 홍 의원에 밀려 상대적으로 2030세대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는 대장동 특혜 의혹 특별검사 도입을 주장하는 등 2030세대가 민감한 공정이란 화두를 강조하고 있다.
윤 후보는 이준석 대표와 하태경 의원 등 2030세대에 인지도가 높은 당 안팎의 인사를 매개로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여성가족부의 양성평등가족부 개편, 성범죄 무고죄 처벌 강화 등 2030세대 남성을 겨냥한 공약도 내놓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