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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 몸집 키워 건설업계 4위로…건설업계 지각변동

공정위, 중흥 대우건설 인수 승인…“경쟁 제한 우려 적어”
‘승자의 저주’, 양 조직간 불협화음 등 해결할 난제 산적

[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기자] 건설업계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시공 능력 순위 17위 중흥토건과 40위 중흥건설을 거느린 중흥그룹이 시공능력 5위인 대우건설을 인수함으로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GS건설 뒤를 이어 업계 4위로 뛰어올랐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조성욱, 이하 공정위)는 2022년 2월 17일 중흥토건(주) 및 중흥건설(주)의 ㈜대우건설 주식취득 건에 대해 경쟁 제한 우려가 적다고 판단하여 승인하였다고 24일 밝혔다.

 

공정위는 이날 “종합건설업 시장은 시장 진입 및 퇴출이 비교적 자유롭고, 대형·중견 건설업체를 비롯하여 다수의 소규모 중소업체들이 존재하는 집중도가 매우 낮은 시장”이라며 “결합 후 당사회사는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4위로 점유율은 3.99%이며, 5위 이하 경쟁사업자들과의 점유율 격차도 크지 않다.”며 승인 이유를 설명했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국내건설업 시장의 경쟁입찰 비중은 공공부분이 96.2%, 민간부분이 65.4% 등에 달하는 등 경쟁입찰방식으로 수주가 이루어지는 등 당사회사가 단독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것이 어려운 구조라는 점도 감안했다고 전했다.

 

현재 건설계열은 삼성건설(래미안, 8.96%), 현대건설(힐스테이트, 8.12%), GS건설(자이, 4.02%), 포스코건설(더샵, 3.72%), 대우건설(푸르지오, 3.18%), 대림건설(e-편한세상·아크로, 3.17%), 롯데건설(롯데캐슬, 2.37%), 에스케이건설(SK뷰, 2.02%), HDC현대산업개발(아이파크, 1.47%), 한화건설(꿈에그린, 1.35%), 중흥건설 등(0.81%) 순이다.

 

이에 따라 중흥건설이 대우건설을 합병하게 되면 결합 후 점유율 3.99%로 포스코건설을 제치고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4위에 등극하게 된다. 3위인 GS건설과 불과 0.03% 차이로 두 업체간 치열한 3위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기업결합으로 광주·전남지역 기반의 중흥이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브랜드를 활용해 지역 건설사의 장벽을 넘어 전국구 건설사로 거듭나고, 국내 주택건축 위주의 사업에서 벗어나 해외 토목, 플랜트, 신산업 등 다양한 분야로 주력 분야를 확대·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중흥그룹은 지난해 12월16일 대우건설과 주식 취득 계약을 체결한 뒤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중흥토건과 중흥건설이 대우건설의 지분을 각각 40.60%와 10.15% 취득하는 것으로, 총 2조670억원 규모다.

 

공정위가 중흥의 대우건설 인수를 승인했지만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적지 않다. 중흥과 대우건설의 체급 차이가 워낙 크다 보니 금호아시나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한 뒤 유동 위기에 내몰린 과거의 사례 때문이다.

 

지난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을 무려 6조6000억원에 사들였으나, 불과 4년 만에 다시 지분을 팔았고 투자금의 반도 회수하지 못했다. 해외사업 부실과 주택경기 침체로 손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금호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를 겪기도 했다.

 

또 건설업계 안팎에서는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브랜드 이미지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건설사 브랜드 이미지가 수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중흥건설의 인수 후 푸르지오 브래드의 경쟁력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에 중흥은 대우건설의 푸르지오와 중흥건설의 '중흥S클래스'를 별도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중흥-대우 브랜드 통합 대신 계열사들이 기존에 가진 장점을 살려 동반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이밖에 대우건설과의 물리적·화학적 결합으로 인한 조직간 불협화음도 해결해야 할 문제이며 해외사업 경험이 없는 중흥이 대우건설의 해외사업을 어떻게 추진할지도 풀어야할 숙제다.

 

중흥은 대우건설에 '독립경영'과 '고용보장'을 약속했다. 중흥은 독립경영 및 임직원 고용승계보장을 비롯해 ▲부채비율 개선 ▲임직원 처우개선 ▲핵심가치(도전과 열정·자율과 책임)의 고양 ▲내부승진 보장 ▲능력 위주의 발탁 인사 등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중흥은 이달 말 사내 이사 선임 등을 확정하고, 대우건설 인수의 방점을 찍을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오는 22일로 예정됐던 주주총회 일정을 28일로 연기했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대우건설 인수과정에서 노조와의 대화를 통해 타협점을 찾았고, 대우건설의 발전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며 "대우건설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중흥과 대우건설의 상생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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