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범용기술 수준의 제품을 생산해 판매해 왔는데 경쟁업체가 많아지면서 기업성장세가 둔화됐다. 이에 야외용 온수 보일러 제품에 혁신기술을 개발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를 희망하지만, 설계능력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유순경 유진테코 대표)
"존슨&존슨, 바슈롬 등 세계 거대기업이 지배하고 있는 콘택트 렌즈 시장에서 기술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실리콘렌즈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관련 분야에 대한 전문인력이 없어 어려움이 크다. 정부가 정책과제로 선정해서 자금을 지원해 주거나 국책연구기관에서 전문인력을 파견해 주길 바란다."(김상환 베스콘 기술연구소장)
국내 중소기업들은 자사의 기술력 수준을 평균 76.6점으로 자체평가하고 있으며, 자체 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자금과 인력 지원을 가장 필요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협력센터)가 매출액 10억원 이상 500억원 미만의 국내 355개 중소제조업체의 '중소기업 기술혁신의 수요현황 및 촉진과제'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동종업계 세계최고(100점 만점) 대비 기술력 수준이 70~90점대에 속한다는 응답이 43.3%로 가장 많았다. 90~100점 구간은 29.0%, 70점 이하는 27.7%로 나타났다.
또 응답 중소기업의 64.2%는 자사가 보유한 기술을 '중간기술 이하'로 인식하고 있었다.
자사가 보유한 기술이 '일부 선진기업의 독과점 기술·제품과 경쟁하거나, 수입대체를 이루는 기술(15.4%)',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특허 또는 원천기술(8.1%)' 등의 '고기술'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35.8%에 불과했다.
반면 '연구개발(R&D)로 개발한 제품혁신·공정개선·신제품설계기술(22.4%)', '독자적 제품·공정 개선기술(16.2%)' 등 '중간기술'이 53.5%, '단일공정의 특정설비능력에 의존'하는 등 '범용기술'이 10.7% 등 응답 중소기업의 64.2%가 '중간기술 이하'라고 평가했다.
응답 중소기업들은 기술혁신이 필요한 목적으로 '신제품 개발과 신사업 진출(28.9%)', '기존제품의 성능과 품질 개선(18.3%)', '공정개선, 효율화로 생산성 향상(16.5%)', '제품의 고급화·다양화(15.1%)' 순으로 꼽았다.
가장 기술혁신이 요구되는 분야로는 '기술개발(33.5%)'과 '제품개발(28.4%)'을 꼽았다. 이어 '국내·외 판로개척(23.9%)', '효율적인 생산을 위한 공정개선(10.7%)', '기술 및 제품개발 아이디어(3.2%)' 순이다.
한편 중소기업 10곳 중 8곳은 중소기업의 기술혁신 촉진을 위해 기술개발자금과 우수인력 확보가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중소기업 기술혁신의 걸림돌로 '기술개발과 사업화 자금부족(51.7%)', '기술개발 인력부족(26.0%)'을 꼽았고, 중소기업의 기술혁신 촉진을 위한 제1 정책과제 또한 '기술개발자금과 세제지원 확대(60.9%)'과 '기술인력 육성과 공급(21.4%)' 순으로 대답했다.
아울러 정부의 기술개발 지원제도를 이용할 때, 가장 불편한 점은 '복잡한 심사절차(39.8%)'와 '과도한 서류요구'(31.6%)', '지원제도 홍보 부족(11.2%)' 순으로 지적했다.
양금승 협력센터 소장은 "국내 중소기업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신성장동력 창출이 활성화되기 위해 세계최고 수준으로 기술력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정부는 유망 중소기업에 기술개발자금과 세제지원을 확대하고, 대기업은 휴면특허나 지식재산권 이전, R&D 시설 제공, 기술인력 파견 등으로 중소기업의 기술력 향상에 도움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