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데일리 박미화 기자] 기간제 근로자인 2024년 하반기 고령군의 산불감시와 산림보호를 위한 산림감시원 채용이 시작부터 불공정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공감하는 행정'을 강조한 이남철 고령군수의 행정철학이 제대로 구현되었는지 의문이다.

 

고령군은 지난 10월 11일 <2024 하반기 산불감시원 채용공고>를 내고, 74명의 산림감시원을 모집하여 10월 29일 합격자를 발표했다.

 

해당 모집공고에는 ‘모집공고일 현재 고령군에 거주하는 만18세 이상인 자’ 라고 되어 있으며, 특별한 나이 제한은 나타나 있지 않다. 반면 우대사항에 산불감시원 등 유경험자를 우대한다고 공고되어 있다.

 

문제는 고령군 쌍림면에 거주하는 설00씨가 ‘산불감시원’ 선발 시험에 응시했으나 불합격하면서 불거졌다.

 

설씨는 지난 2002년부터 고령군 쌍림면에서 ‘산불감시원’으로 일하며, 22년 동안 선발돼 하루도 결근 및 조퇴 없이 산림감시원 직무를 수행했다.

 

설씨는 불합격한 이유를 알고자 쌍림면 관계자를 찾았는데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고 주장한다. 이번 선발과 관련된 평가 항목 ‘직무 관련 기본소양’에 최하점을 받은 것이다. '직무 관련 기본소양'은 지역 지리와 기본적인 지식의 숙지도를 평가하는 항목으로 설씨는 22년 동안 동 지역에서 근무했다.

 

반면 ‘산불 감시원’ 경력이 1년이 채 되지 않는 P씨는 8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설씨는 “이번 산불 감시원 선발에서 현직 고령군 보건소장의 형과 근무 시간에 골프를 쳐 무리를 일으킨 사람, 근무시간에 자신이 키우는 염소를 돌본 사람, 지역에 지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다 합격됐다. ‘평가항목’ 중 0점을 받은 사람도 합격했다”고 말하며, 선발 과정의 공정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쌍림면사무소 관계자는 “민원을 제기한 설씨 어르신은 올해 82세로 나이가 너무 많아 선발에서 제외됐다”며, “설씨가 제기한 선발의 공정성 문제는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고 말한다.

 

또한 “자신들은 이번 선발을 최대한 공정하게 진행했으며, 설씨가 주장하는 일들은 증거가 없고 자신들은 모르는 일이다”고 밝혔다.

 

설씨는 “쌍림면사무소 관계자가 ‘산불 감시원’ 지원시에 75세 이상은 안 뽑는데 왜 원서를 냈냐며 퉁명스럽게 말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지난 10월 11자 공고 어디에도 응시자격에 나이 제한은 나와 있지 않다. 응시제한 자격에도 없는 ‘나이’로 합격·불합격을 갈랐다면 그 자체로 불공정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번 사태를 두고 고령군의 퇴직 공무원 Y씨는 “‘산불감시원’ 선발은 배점제를 적용해 정형화해서 외관상은 공정한 선발인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주관이 개입할 개연성이 농후하다”며, “요즘처럼 농촌 일자리가 부족하고 경쟁력이 치열한 때에는 평가 배점에 주관이 개입 할 여지를 줄이는 ‘선발위원회’를 구성해 선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쌍림면에 사는 K씨는 “평소 근면 성실하고 모범적인 삶을 살고 있는 설씨가 이번 선발에서 불합격 한 것은 의아한 일이다”며, “일자리가 줄고 지원자가 폭주하는 ‘산불감시원’과 같은 공공일자리선발과정에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와 과정이 뒤따라야 한다”고 일갈했다.

 

하지만, 산불감시원 지원자가 해마다 숨지는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서 체력시험 안정성에 논란이 일고 있어 나이 제한에 선발 과정에서 사망 사고가 잇따르는데다 산을 오르내려야 하는 임무를 고려해 나이 상한선과 함께 신체 조건도 제한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불 감시와 진화 대원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고령자 한 명도 소중한 상황이다. 산불 감시원과 진화대원의 근무 기간을 늘려 안정적 직업을 보장하는 등 처우를 개선해 젊은층의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