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데일리 송지수] HD현대중공업이 선박 제조에 사용되는 '블록' 제조 기업의 최종 인수자로 선정됐다. 기자재 공급망을 확보해 생산 공정 안정화가 기대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테스크포스(TF)를 꾸려 이영산업기계 인수 후반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이 이영산업기계 인수에 참여한 것은 지난 9월이다. 선박 블록 제조 사업을 영위하는 이영산업기계가 매물로 나오자 입찰에 참여했고, 최종 인수자로 선정됐다.
인수 비용은 수백억원으로 추정된다. 이영산업기계의 지난해 매출은 695억원, 영업손실은 28억원이다. 조선업이 호황을 맞고 있지만 불황기 누적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매물로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영산업기계는 2004년 11월 설립 후 울산 울주 공장과 전북 군산 공장을 가동해 곡면 블록 등을 생산해 왔다. 평평한 블록에 비해 곡면 블록 제조 기술은 고난도 제조 기법을 요구한다. 연간 생산능력은 곡면 블록 8만t, 메가(대형) 블록 2만t, 탱크 7척 등이다.
고층 빌딩보다 높은 대형 선박은 선체를 200~300개 조각 별로 만들어 조립하는 방식으로 건조된다. 이영산업기계는 곡선 면 블록을 제작해 HD현대중공업에 납품하는 협력 업체다.
선박용 탱크도 제작한다. 에틸렌 탱크, 액화석유가스(LPG) 탱크, 액화천연가스(LNG) 탱크 등을 만들어 HD현대삼호, HD현대미포, STX조선해양 등에 납품했다.
HD현대중공업은 이영산업기계를 인수해 공급 안정화를 노린다. 선박 수주를 위해 2년 정도 걸리는 선박 건조 기간 중에 부품 공급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협력업체에서 공급받는 블록 비율은 업계 평균은 30% 수준이다.
블록 내재화 비율을 높여 추가 선박 수주가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선가가 낮아 선별 수주를 하더라도 납기 일정을 맞추지 못해 고가 선박 수주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업계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이 기자재 공급망 구축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협력 업체를 인수해 공정을 안정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