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조한창(59·사법연수원 18기)·정계선(55·27기) 신임 헌법재판관이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강조하며 6년간의 임기를 시작했다. 이날 두 재판관의 취임식에서도 '9인 체제' 완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두 재판관은 2일 오전 헌법재판소(헌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수호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헌법재판소의 사명을 위해 노력을 다하겠다"며 취임사를 전했다.
조 재판관은 "대한민국의 헌법이 추구하는 헌법적 가치는 기본적으로 권력의 자의적 지배를 배격하는 법치주의를 통해 국민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헌재에는 새로운 유형의 복잡한 사건들로 인한 심리지연이나 정치적 영역에서 해결되어야 할 다수의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채 사건화되는 정치의 사법화 현상 등으로 어려운 일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며 우리 사회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것이 바로 헌재가 해야 할 일"이라며 "헌법재판관의 소명과 책무라는 각오로 앞으로 6년 동안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유연한 사고를 통해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미래를 위한 이정표를 제시하겠다. 무엇보다도 편향되지 않고 오로지 헌법과 법률에 의해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재판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재판관도 끊임없는 소통과 도움을 언급하며 헌법재판소의 정신을 되새겼다.
정 재판관은 "우리는 지금 격랑 한 가운데 떠 있다"며 "연이은 초유의 사태와 사건이 파도처럼 몰려와도 침착하게 중심을 잡고 오로지 헌법과 법률에 기대어 신속하게 헤쳐 나가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짚었다.
나아가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수호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해야 하는 헌재의 사명이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며 "헌재 구성원분들이 계셔서 헤쳐 나갈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갖고 출발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받치는 지혜의 한 기둥이자 국민의 신뢰를 받는 든든한 헌법재판소의 한 구성원으로서 끊임없이 소통하고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함께 나아가는 믿음직한 동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취임식과 시무식에서도 '9인 체제' 완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정 재판관은 취임사 말미에 "원래 세 번째 취임사를 하게 될 줄 알고 짧게 준비했다"며 "빨리 한 자리의 공석이 메워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역시 시무식 신년사에서 "9인 완성체의 재판부, 선택과 집중을 하는 연구부, 협력 체계를 더욱 강화한 사무처가 삼위일체가 되어 까다로운 사건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사건 처리 역량은 산술 평균적으로 증가하는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자"며 "비상 상황에 지혜를 모으고 용기를 내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만들어내자"고 했다.
두 신임 재판관의 임기는 지난 1일부터 오는 2030년 12월31일까지 6년이다.
두 재판관이 합류함에 따라 '6인 체제'로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 등의 탄핵심판을 맡아왔던 헌재의 심리에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7인 이상'을 규정한 심판정족수도 넘겨 사건의 심리 및 선고에도 신뢰성과 정당성이 확보될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두 재판관에게 현재 계류 중인 사건의 진행 상황 등을 공유하고 향후 심리 방향 등을 함께 세워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