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엑소'의 중국인 멤버 크리스(24·우이판)가 매니지먼트사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무효를 주장하는 소송을 제기한 여파가 거세다.
SM뿐 아니라 엑소의 다른 멤버들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엑소가 거대한 팬덤을 구축한만큼 팬들 간 갑론을박도 한창이다.
엑소 멤버 타오(21)는 15일 밤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남겨 "갈 길은 길고, 어딜 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을 대신해 줄 다른 사람은 없다"면서 "어쩌면 대중들은 소수를 두둔하는 쪽일지도 모른다"고 크리스를 겨냥했다. "그건 사실이 아니다. 사실은 이런 일들을 경험한 사람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예를 들면 우리 11명의 멤버들, SM회사와 직원들 말이다"고 전했다.
'배신'이라는 말로 크리스를 비난하기도 했다. "외부에서는 옳고 그름이 반대로 비칠 수 있다. 배신자를 두둔할 수 있다. 나름의 관점과 의견을 지닐 수 있다"면서도 "옳고 그른 것은 분명하다. 우리는 결백하다"고 강조했다. "우리와 회사를 속이고 여전히 돌아오지 않는다. 사람마다 모두 야심을 잘 활용하길 바란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땀을 흘리며 공연 연습을 하다 갑자기 한 사람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소식을 알았다"면서 "11명의 멤버와 다시 콘서트 준비를 하려 한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다른 멤버들 역시 크리스에게 눈총을 주고 있다. 엑소K 멤버 세훈(20)은 인스타그램에 물음표 사진을 띄웠다. 엑소의 또 다른 멤버 찬열은 SNS에 "권선징악"이라는 글을 썼다. 15일 오후 방송된 음악채널 엠넷의 '엠카운트다운'에서 1위를 차지한 뒤 엑소K 멤버 수호(23)는 "엑소의 구호가 '영원'인 것처럼 자신만이 아닌 팬과 멤버를 생각하는 엑소가 되겠다"며 역시 크리스를 탓했다.
팬심도 요동치고 있다. 포털사이트 아고라에는 '크리스를 비롯한 SM 아티스트를 위한 서명운동을 진행합니다'라는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엑소의 팬이라며 서명운동을 시작한 네티즌은 "SM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번 소송은 처음이 아닙니다. 2009년 JYJ의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같은 해 한경의 전속계약 효력 부존재 확인 신청에 이어 3번째"라고 짚었다. "그동안 이런 부당대우를 받았다는 것이 아니라 팬들이 빨리 움직여야한다는 것"이라면서 "팬들이 단합해 무엇이든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SM을 공격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저 서명운동처럼 작은 것부터 팩스 보내기, 크게는 시위까지. 같이 참여할팬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라면서 "과도한 돈이 들거나 폭력적인 행동, 범법행위, 엑소와 팬의 이미지를 망치는 행위는 하지 않을 계획입니다. 뜻이 맞는 분들이 최대한 많이 참여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바랐다.
16일 오후 1시 현재 약 1800명이 서명했다. 이밖에도 엑소의 홈페이지와 SM 관련 SNS는 팬들의 항의와 걱정하는 글로 도배되고 있다.
한편, 엑소는 음악 프로그램 출연 등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16일 밤 방송 예정이던 케이블채널 엠넷 '뜨거운 순간 엑소' 등 떠들썩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출연은 자제하고 있다.
23~25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엑소 프롬. 엑소플래닛 #1-더 로스트 플래닛' 콘서트는 크리스를 제외하더라도 강행할 계획이다. 크리스는 새 앨범 '중독' 중국 쇼케이스 뒤 현지에 남아있다. SM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