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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즈 100', 음악 말고도 궁금했던 비틀스 발자취

시력이 몹시 나빴던 존 레넌(1940~1980)은 1960년대 내내 둥근 테의 '할머니 안경'을 썼다. 뒷날에 오아시스의 노엘 갤러거는 이와 비슷한 안경을 썼다. 작곡가이자 기타리스트, 가수인 그에게 존경을 표하기 위해서였다.

카메라 앞에서 가장 수줍은 '비틀스' 멤버로 잘 알려진 기타리스트 조지 해리슨(1943~2001)은 카메라 애호가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비틀스의 또 다른 멤버인 베이시스트 폴 매카트니(72)와 함께 호텔 방 거울 앞에서 자신들 스스로를 찍는 촬영 놀이에 빠지기도 했다. 1960년대 초 언젠가 아사히 펜탁스 카메라를 샀고, 1964년에는 이 카메라를 쓰는 장면이 목격됐다.

매카트니는 1964년 5월 비틀스가 '어 하드 데이스 나이트' 촬영을 마친 직후 6월 월드 투어를 떠나기 직전 짙은 청색의 애스턴 마틴 D85를 샀다. 1970년에 팔기 전까지 이 클래식 자동차로 6만5000㎞ 넘게 주행했다.

영국의 전설적인 록밴드 '비틀스'를 사랑하는 팬이라면 노래는 물론 그에 얽힌 사연, 뒷이야기에 관심이 생기게 마련이다.

'비틀스 마니아'의 관심은 그러나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어떤 악기를 연주하고 어떤 옷을 즐겨 입었으며 취미활동은 무엇인지, 멤버들의 모든 것이 궁금하다.

'비틀즈 100'은 바로 그러한 마니아들의 지침서가 될 만한다. 기타, 드럼, 오디션 테이프, 자동차, 집 등 비틀스 멤버들이 쓰고, 만들고 사랑한 공간 등 사물 100가지를 보여주면서 팬들의 궁금증을 충족시킨다.

예를 들면 해리슨이 아내 패티 보이드의 녹색 매니큐어를 가지고 직접 칠한 '로키' 기타, 레넌의 '사이키델릭' 롤스로이스 자동차, 매카트니가 아꼈던 호프너 베이스 기타, 드러머 링고 스타(74)가 애비 로드 스튜디오에서 썼던 재떨이 등….

멤버들이 사용한 특별한 악기와 장비, 의상 등을 삽화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캐번디시 애비뉴 자택 앞에서 팬들이 촬영한 매카트니 사진 같은 미공개 아이템도 만나 볼 수 있다.

지은이 브라이언 사우설은 비틀스 음반사였던 EMI의 홍보 및 언론 담당 부서의 이사를 지냈다. 30년간 비틀스의 멤버들과 함께 일했다.

그는 책의 '들어가며'에서 "'비틀즈 100'은 특별한 물건들을 한데 모아 비틀즈의 생애와 시대를 새롭고 유익한 방식으로 보여주고 조명하는데 그치지 않는다"면서 "이제 머리가 하얗게 샌 필자뿐 아니라 팝 음악의 가장 찬란했던 황금기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비틀즈가 세계를 지배했던 그 때를 떠올리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비틀스 팬클럽' 운영자이자 비틀스 연구가인 서강석씨는 "큐레이터가 제대로 준비한 비틀스 전시회에 온 듯한 느낌"이라고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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