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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한 수' 바둑은 양념..정우성의 액션 통할까?

장동건의 액션은 실패했다. 차승원의 액션도 망했다. 이번엔 정우성(41)이 나섰다.

40대를 대표하는 미남배우 두 명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의 아성에 잇따라 도전했지만 그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정우성은 성공할 수 있을까. 바둑 액션 영화 '신의 한 수'(감독 조범구)다.

프로기사 '태석'(정우성)은 내기바둑에 뛰어들었다가 형을 잃고, 감옥에 가게 된다. 형을 죽이고 자신의 삶을 나락에 떨어뜨린 '살수'(이범수)를 노리고 태석은 교도소에서 복수를 계획한다. 형기를 다 마치고 다시 사회로 나온 태석은 살수에게 당한 사람들을 모아 복수에 돌입한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감독 마크 웹),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감독 브라이언 싱어), '엣지 오브 투모로우'(감독 더그 라이먼)에 밀려 한국 영화가 기를 펴지 못한 게 벌써 두 달째다. 대작 한국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감독 윤종빈)나 '명량'(감독 김한민) 등이 개봉하려면 아직 한 달이 남은 상황에서 '신의 한 수'가 한국영화 살리기 선봉에 섰다. 선봉장이 바로 정우성이다. 이들이 상대해야 할 영화는 마이클 베이 감독의 변신 로봇 블록버스터 '트랜스포머4'다. 만만치 않다.

'신의 한 수'의 장점은 어떤 영화에서도 본 적 없는 소재의 결합이다. 조범구 감독은 정적인 두뇌게임 바둑과 동적인 육체 액션을 한 데 묶었다. 일종의 퓨전이다. 이 생소한 프로젝트를 가능하게 한 건 역시 영화배우 정우성의 힘이다. 조 감독조차도 정우성의 출연에 대해 "그의 출연이 '신의 한 수'였다"고 말할 정도다. "정우성이라는 배우의 힘이 이 영화가 완성되는 데 큰 공헌을 했다"는 것이다. 정우성이 이 영화에 쏟은 기간이 무려 1년이다. 지난 여름 개봉한 영화 '감시자들' 이후 모든 시간을 '신의 한수' 촬영에 바친 것이다.

그런데 어느 때보다 강력한 맞수를 만났다. 흥행 불패 신화를 쓰고 있는 '트랜스포머'의 네 번째 시리즈다. 이 영화에 쏟은 시간만큼 흥행에 대한 부담감도 있을 터. 하지만 정우성은 "부담감보다는 배우와 감독, 스태프가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 그 마음이 관객에게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관객은 믿을만한 영화를 반드시 찾아주는 법"이라는 설명이다.

40대 남자 배우가 출연한 영화가 연달아 개봉해, 실패한 것에 대해서도 그는 특유의 담담한 목소리로 "신경 쓰지 않는다"고 답했다. 정우성은 "그 배우들과 다른 영화에서 다른 캐릭터를 연기한다"며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신 "어떤 촬영이든지 몸을 사리지 않고, 나 자신을 극한의 상황까지 몰아넣으면서 최선을 다했다. 다른 영화와 비교되기보다는 '신의 한 수' 그 자체로 관객에게 전달되기를 바란다"는 마음이다.

정우성을 극한으로 몰아넣은 건 역시 '신의 한 수'의 고난도 액션 장면이다. 정우성은 최진혁, 이범수와 1대 1 결투 장면을 비롯해 교도소에서의 여러 명을 상대로 무술 연마 장면을 찍었고, 살수의 조직원들과 1대 1 액션신도 소화했다. 주먹과 발, 칼을 활용한 액션을 대역 없이 해냈다.

우는소리 하지 않는 정우성이 "고된 작업이었다"고 할 정도면 액션 장면이 어느 정도로 힘들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최진혁과는 심지어 냉동창고에서 액션신을 찍기도 했다. 이범수와 최후의 결투 장면을 찍을 때는 두 배우 모두 촬영에 열중하다가 이범수의 새끼손가락이 부러지기도 했다.

'신의 한 수'에는 정우성만 있는 게 아니다. 연기파 이범수와 국민배우 안성기, 충무로의 대표적인 신스틸러 안길강과 김인권, 젊은피 최진혁과 홍일점 이시영도 있다. 모두 연기력 면에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배우들이다.

이범수는 "이 영화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각자의 몫을 충실하게 해냈다. 나 역시 그랬다"고 인정했다. "동료 배우들과 소통하고 화합하면서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 모습을 관객 여러분이 봐준다면 고맙겠다"고 청했다.

안성기는 배우 인생 최초로 두 눈이 보이지 않는 인물을 연기했다. 그는 "처음에는 연기가 단조롭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막상 해보니 오히려 연기에 집중이 잘 돼 좋았다"며 "감정이 더 잘 전달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안성기가 맡은 역할은 내기 바둑판에 뛰어들었다가 살수에게 두 눈을 잃은 '주님'이다.

김인권은 겸손했다. "나같은 연기 하수가 연기 고수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것이다. "'신의 한수'는 감정의 충돌과 액션의 조합을 눈여겨보면 더 재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인권은 태석의 복수를 가장 가까이에서 돕는 '꽁수'를 맡았다.

이시영은 태석과 사랑에 빠지는 바둑 고수 '배꼽', 안길강은 내기 바둑판의 기술자 '허목수', 최진혁은 살수의 부하 '선수'를 연기했다.

'신의 한 수'는 7월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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