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페라가수 겸 뮤지컬배우 임태경과 발레리나 김주원 등이 소속된 떼아뜨로와 탤런트 안재욱·뮤지컬배우 민영기가 소속된 제이블엔터테인먼트가 합병했다. 두 회사는 매니지먼트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기획·제작하는 EA&C를 설립했다.
PR 컨설팅 기업 프레인 글로벌은 뮤지컬스타 옥주현을 영입하고 뮤지컬·공연·음반 관련 레이블인 포트럭을 출범했다. 프레인은 주로 CJ E&M 공연사업부문의 뮤지컬 홍보를 대행하는 등 뮤지컬에 관심을 보였다. 프레인글로벌은 계열사 프레인TPC를 세우고 배우 매니지먼트와 영화 제작에까지 손을 뻗친 회사다. 여준영 프레인글로벌 대표는 차세대 사업군으로 뮤지컬을 지목하고, 수년전부터 진출을 모색해왔다. 프레인TPC에는 뮤지컬스타 김무열도 소속됐다.
뮤지컬계 블루칩인 그룹 'JYJ' 멤버 김준수를 보유하고 있는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뮤지컬스타 정선아를 영입,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개막을 앞두고 있는 뮤지컬 '드라큘라'에 두 사람을 함께 출연시키는 등 시너지 효과를 모색 중이다.
뮤지컬 시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덩치를 키우거나 새로 진입하는 회사가 늘고 있다. '뮤지컬 매니지먼트'에 주력하고 있다는 지점을 주목해야 한다. 뮤지컬 흥행성적이 스타로 인해 좌지우지되다 보니 무게감 있는 배우를 확보하고 관련 사업을 벌일 태세다.
뮤지컬 매니지먼트 사업은 배우를 관리하는 것이 중심이었다. 조승우·홍광호·김선영·윤공주 등 뮤지컬스타를 대거 보유한 PL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마이클 리·브래드 리틀·양준모·박은태·유승엽이 소속된 블루스테이지, 한지상·김도현·박호산·정원영을 관리하는 더 프로액터스, 오만석·최재웅·진선균을 매니지먼트하는 장인엔터테인먼트, 황정민·강하늘·최우리·정상훈을 보유한 샘컴퍼니…. 샘컴퍼니가 뮤지컬 제작도 겸하고 있지만 이들 회사는 배우 매니지먼트에 주력했다.
그러나 최근의 흐름은 다르다. 뮤지컬 제작과 매니지먼트를 적극적으로 겸하는 회사가 늘고 있다.
오랜 기간 뮤지컬 제작에 종사해 온 PD들이 모여서 만든 공연 제작 전문기업 R&D웍스가 뮤지컬스타 리사와 차지연을 영입하고 뮤지컬전문 매니지먼트에 뛰어들었다. EA&C는 뮤지컬 '엘리자벳' '모차르트!'를 제작한 EMK뮤지컬컴퍼니의 자회사다. 포트럭 역시 뮤지컬 제작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주로 매니지먼트를 담당한 회사가 제작에 뛰어드는 사례도 들고 있다. '슈퍼주니어' 멤버 규현, '샤이니' 멤버 키 등 뮤지컬계에서 활약하는 아이돌을 대거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는 자회사 SM C&C가 처음 제작한 뮤지컬 '싱잉 인 더 레인'으로 제작사업에 뛰어들었다. 더프로액터스 역시 제작을 위한 사업부를 따로 차린 것으로 전해진다.
뮤지컬 전문 매니지먼트와 뮤지컬제작 사업이 결합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다. 뮤지컬계 세계 양대 시장인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에서도 보기 힘들다.
뮤지컬스타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는 세태를 반영하고 있다는 결론이다. 뮤지컬평론가인 원종원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뮤지컬 산업에 스타시스템이 중요해지면서 한국에서 발생하는 독특한 사례"라면서 "그 만큼 스타가 중요하다는 걸 반증하고 있다"고 짚었다.
지혜원 공연칼럼니스트는 "제작사와 배우들이 서로의 필요에 뮤지컬매니지먼트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뮤지컬시장이 커지고 있는데 반해, 배우들이 부족한 상황이다. 제작과 투자 더 나아가 흥행을 위해서는 스타가 필요한데 제작사 입장에서는 배우를 보유하고 있으면 훨씬 수월해진다. 스타들 역시 제작사와 수월한 의견 조율로 작품에서 자기 색깔을 더 반영할 수 있고, 스케줄 조정도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일장일단이 있는 만큼 우려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원종원 교수는 "일부에서 주와 객이 전도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뮤지컬 제작이 우선시돼야 작품의 질이 높아지는데 스타배우만 앞세우다 보면, 정작 작품의 완성도가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다. 지혜원 공연칼럼니스트는 "스타들의 몸값이 점차 높아질 수 있다"면서 "SM·YG·JYP의 예에서 보듯 가요기획사처럼 뮤지컬매니지먼트 시장에도 권력집단이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