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야생동물 위치 추적기가 민·관 협력으로 개발됐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야생 동물 이동과 전염병 감염 경로 예측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야생동물 위치 추적기(WT-200)를 소형화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추적기는 무게 22g으로 기존 장치(50g)보다 절반 이상 가볍다.
기존 위치 추적기는 무거워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 매개체로 추정되는 소형 오리류 등에 부착할 수 없어 감염 경로 연구 등에 제한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된 추적기는 국내 서식 오리류 중 가장 소형종인 가창오리에도 부착이 가능하다.
또 배터리를 이용하던 방식에서 태양열 충전(Solar Panel) 방식을 적용해 배터리 교체없이도 수년 동안 지속적으로 야생동물의 이동경로를 추적할 수 있다.
GPS(위성항법장치)를 이용해 획득한 야생동물의 위치정보는 SK텔레콤의 상용이동통신망과 국제 데이터로밍시스템을 이용해 전 세계 어느 곳으로 이동하든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앞서 개발한 추적기를 경남 고성에서 포획한 야생 독수리에 부착, 추적한 결과 북한 신평군 일대를 거쳐 몽골로 날아갔다 7개월 여 만에 국내로 다시 돌아온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이번 추적기 소형화 연구는 민관이 지속적인 협력으로 결실을 맺어 의미를 더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과 중소기업청의 '구매조건부 신제품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국립중앙과학관(관장 김주한)과 농림축산검역본부(본부장 주이석), 연구개발 벤처기업인 한국환경생태연구소(대표 이한수 박사)가 추적기를 개발했다.
SK텔레콤(대표이사 장동현)은 전 세계에서 위치 추적이 가능하도록 통신 기술을 지원했다.
야생동물의 이동을 추적하고 개체 보존을 위한 연구에 매년 300여 개의 추적 장치를 부착하던 것을 대체할 경우 경제적 이득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환경생태연구소 이한수 박사는 "소형화에 성공한 추적기를 몽골의 독수리와 재두루미, 페루의 안데스콘돌, 국내의 저어새 등에 부착, 국제적인 멸종위기종 보호를 위한 국제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라며 "조류인플루엔자의 국가간 전파경로 예측과 방역 연구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