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박근혜 대통령, 이란 서열 1·2위 만남서 北核포기 메시지 주목

이란을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이란의 서열 1·2위 지도자와 연쇄 회동을 가짐에 따라 이 자리서 나올 북핵 포기 관련 메시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1962년 양국 수교 이래 한국 정상으로는 처음 이란을 방문한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테헤란에서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오후에는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면담한다.

신정(神政) 일치 국가인 이란은 대통령이 일반 행정을 맡으면서도 이슬람교 지도자인 최고 지도자가 국가 중대사의 최종 결정 등 주요 국정운영에 있어 절대 권력을 갖는 독특한 정치체제를 갖고 있다. 이란의 가장 높은 성직자를 의미하는 '아야톨라' 지위의 하메네이가 권력 서열 1위, 국민에 의해 선출된 로하니 대통령이 서열 2위인 셈이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이란의 진정성을 평가하고 북한도 이를 본받을 것을 촉구해 왔다. 따라서 박 대통령은 이날 로하니 대통령과의 한·이란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에 핵 포기 메시지를 발신할 것이 확실시된다.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도 사전 브리핑에서 "한·이란 정상회담에서 세계평화와 안정에 위협이 되는 북한 핵 문제와 최근 한반도 정세에 관해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의 만남에서도 북핵 관련 언급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란에서 최고지도자가 갖는 절대 권력을 감안할 때 만남 자체가 성사된 것 자체로 북한에 대한 정치적 압박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란과 북한은 오래 전부터 긴밀한 군사적 협력 관계를 맺어 온 우방이며 현재도 이란 지도층 사이에서는 북한에 대한 호의적 시각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이란이 전적으로 우리 편을 들어주면서 대북 제재에 동참을 선언하는 식의 행보를 보일 가능성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란은 평화적 핵개발이 아닌 무기로서 전용되는 핵 개발에는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이어서 이란의 서열 1·2위 지도자와 북핵 문제를 논의하는 것만으로도 대북 압박 효과는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맥락에서 박 대통령은 이란에 우방국인 북한에 대한 직접적인 압박을 요구하는 대신 북한이 이란식 모델을 본받을 것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동북아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평화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란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이란도 박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양국 수교 54년 만에 첫 정상외교라는 점에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해 간접적으로 우려를 표명하는 등의 성의 표시는 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박 대통령은 지난 1일 국영 이란신문사(IRAN)와 가진 서면인터뷰에서 "우리나라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로 큰 위협을 받고 있는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북한의 핵개발을 우리 정부는 용납할 수 없다"며 "이것은 한반도 뿐 아니라 동북아와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일이고 북한 주민들이 김정은 정권의 유지를 위해 핵개발의 희생양이 되는 것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이란 핵협상 타결이 북핵 문제 해결에 주는 함의에 대해 관심을 갖고 보고 있다"며 "북한이 하루속히 진정성을 갖고 협상 과정에 복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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