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뇌물 김수천 부장판사 여파로 법원의 날 행사 간소하게 치뤄

현직 부장판사가 업자로부터 노골적으로 1억7000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된 후 사법비리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자 대법원이 13일 법원의 날 행사를 철저하게 내부행사로 간소하게 치뤘다.

대법원은 이날 제2회 법원의 날을 맞아 대법원 대강당에서 양승태 대법원장의 기념사에 이어 공로패와 표창을 수여하고 어린이 합창단 공연을 끝으로 기념식을 마무리했다.

법무법인 태평양의 이종욱 변호사(70·사법연수원 1기)가 공로패를, 고(故) 이지선(38·34기) 서울남부지법 판사, 고 배은석 법원서기관, 민광태 서울중앙지법 경위사무관,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법원사랑봉사단이 표창패를 받았다.

양 대법원장은 기념사를 통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법권 독립'의 근본이념은 당사자 중 어느 일방에도 치우치지 않는 '공정성'과 부당한 어떤 간섭으로부터도 절연된 '중립성'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사법권이 불편부당하게 행사된다는 믿음이 흔들리는 순간, 개별 법관에 대한 비판을 넘어 사법부의 헌법적 기반은 물론 우리 사회의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마저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점을 우리는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대법원장은 "사법부 구성원 모두는 작금의 현실에 대한 명확하면서도 객관적인 인식을 바탕으로 사법절차의 핵심 주체라는 책임감을 가지고 사법절차의 공정성과 중립성에 대한 신뢰를 확보함으로써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실현하겠다는 굳은 각오를 다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법원은 지난 2일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김수천(57·17기) 부장판사가 구속되자 음악회도 취소하는 등 내부 행사를 대폭 축소했다.

양 대법원장은 지난 6일 열린 전국 법원장회의에서 직접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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