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데일리=서현정 기자] 골프장 업계가 활황이다. 골프 관련 기업들도 앞다퉈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 골프장으로는 처음 상장을 하는 데다 사업 구조가 낯설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MH신라레저, '국내 1호 골프 상장사' 준비…남화산업도 증권신고서 제출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라CC, 파주CC 등을 운영하고 있는 KMH신라레저는 오는 22일 코스닥시장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7일과 8일 양일간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후 14~15일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받는다.
지난 1986년 설립된 KMH신라레저는 경기도 여주에 위치한 대중제 골프장 신라CC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골프 및 레저 전문기업이다. 이외 자회사 KA레저와 함께 파주CC를 종속회사로 두고 있으며 관계회사 떼제베CC의 위탁 운영을 맡고 있다.
본원 사업은 기존 보유 골프장의 효율성 개선을 통한 수익 극대화다. 신라CC의 경우 27홀 전체에 라이트를 설치할 예정이며 자체 예약플랫폼인 '골프몬'과 '골부킹'으로 골프장 효율성을 늘릴 예정이다. 또한 상장 후에는 국내외 골프장 위탁 운영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무안CC를 운영하고 있는 남화산업도 이달 내 코스닥상장을 위해 15~16일 청약을 진행한다. 남화산업의 최대주주는 남화토건으로 이날 기준 29.1%의 지분율을 기록하고 있다. 남화산업의 공모희망가 밴드는 3100~3700원이며 약 100억원 규모를 조달할 예정이다. 공모자금은 신규 레지던스 및 VIP용 골프텔 신축공사 비용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이외 골프웨어 전문업체 크리스에프앤씨(110790)도 지난달 1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크리스에프앤씨는 업종은 의류 제조업으로 분류되지만 골프웨어만 전문으로 취급한다. 크리스에프앤씨는 3대 메이저 브랜드 파리게이츠, 핑, 팬텀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으며 KLPGA 오지현, 이정은, 이다연, 김아림 등 스타 프로 골퍼를 후원하고 있다.
◇대중제 골프장·골프인구↑…골프 '산업'으로 성장
최근 골프장 및 골프웨어 전문기업이 앞다퉈 상장에 나서는 데는 국내 골프 시장 확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골프 인구가 증가하고 회원제 골프장이 대중제로 전환되면서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다.
통계청 '사회조사 결과(문화와 여가 부문)'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전체 골프 인구는 전년 대비 21% 증가한 469만명을 기록했다. 최근 5년간 198만명이 증가해 연평균 성장률은 11.6%로 집계됐다. 전체 인구 중 골프 인구 비중도 2013년 8%에서 지난해 13%로 5%포인트 증가했다.
연간 골프장 이용자 비율도 3.6%에서 6.7%로 3%포인트가량 늘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5.8%에서 10.4%로 증가했고 여성도 1.7%에서 두배가량 늘어난 3.3%를 기록했다. 연간 골프장 이용 횟수는 8.6회에서 9.4회로 상승했다.
골프 인구가 늘면서 골프장도 점차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전환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발간한 '레저백서 2018'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전망 대중제 골프장 수는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한 307개로 예상된다. 반면 회원제 골프장은 223개로 4.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액 역시 대중제의 경우 지난해 2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3% 상승했지만 회원제는 4.3% 감소한 2조원으로 집계됐다.
◇"투자자들에게는 아직 낯선 사업구조"
다만 전문가들은 골프 산업의 성장과 별개로 골프장의 사업구조가 아직 투자자들에게는 낯설 수 있다고 평가했다. 대부분 골프장에만 사업 역량이 집중돼 있기 때문에 성장성이 부족한 데다 경기 변동의 영향을 심하게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남화산업은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액 중 골프장 입장 수입이 전체 80%에 육박한다. 이외 식음료 매출과 대여 수입이 각각 10% 내외를 기록했다. KMH신라레저도 입장료 수입이 전체 매출액 가운데 67.1%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남화산업은 증권신고서에 핵심 투자 위험으로 '경기 변동에 따른 위험'과 '계절적 요인 및 날씨에 의한 위험'을 꼽았다. 또한 "최근 3개년 및 2018년도 반기 및 3분기 연환산 기준 매출이 꾸준히 성장하지 않고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골프의 대중화가 이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일반 대중들에게 낯선 것이 사실"이라며 "국내에서 골프장 상장은 처음인 데다 골프장에만 매출액이 집중된 구조가 투자자들에게는 불안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최근 공모시장이 부진한 점도 골프장 상장의 걸림돌로 꼽힌다.
지난달 새롭게 증시에 상장한 7개사 가운데 1개사(옵티팜)를 제외하고는 모두 시초가 아래로 하락한 상황이다. 공모가와 비교해도 4개사의 주가가 하락한 상태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 주식시장의 주가 하락과 함께 공모주 시장에 대한 관심도 하락한 상태"라고 말했다.
최종경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달에는 이상할 정도로 많은 기업들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며 "짧은 기간 내에 수요예측 일정이 몰리게 되면 자원의 분산효과로 수요예측 결과가 약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