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데일리=서현정 기자] 국제유가가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선언에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사우디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에 제동을 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으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1일 연속 하락해 배럴당 60 달러 선이 붕괴됐다. 영국 브렌트유도 장 중 배럴당 70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12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 대비 0.43%(0.26 달러) 하락한 배럴당 59.93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선물 가격은 11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1983년 이후 최장 기간의 내림세를 나타냈다. WTI는 지난 2월13일 이후 9개월 만에 배럴당 60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월물 브렌트유는 전일 대비 0.09%(0.06 달러) 내린 70.12 달러로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마감 후 거래에서 급락세를 나타내면서 배럴당 70 달러 선이 붕괴됐다. 현재 브렌트유는 전일 대비 1.72%(1.21%) 하락한 배럴당 68.97까지 떨어진 상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11일 OPEC 회원국 및 비회원 산유국 장관급 회의에서 12월부터 석유 생산을 일평균 50만 배럴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또 OPEC 14개 회원국과 러시아 등 10개 비회원 산유국들은 오는 12월 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175차 OPEC 회의에서 공급 과잉 해소를 위한 감산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OPEC이 12월 회의에서 일평균 100만 배럴의 감산에 합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12일 국제유가는 장중 1% 대의 상승세를 나타내며 출발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와 OPEC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와 OPEC이 원유 생산을 줄이지 않기를 바란다"며 "유가는 공급량에 근거해 훨씬 더 낮아져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발언 이후 유가는 급락세로 돌아섰다.
뉴욕 증시가 기술주 부진의 영향으로 급락세를 나타낸 것도 상품 시장 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11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02.12포인트(2.32%)나 급락하며 2만5387.18에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주가지수는 206.03포인트(2.78%) 후퇴하며 7200.87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54.79포인트(1.97%) 떨어진 2726.22를 기록했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증시 약세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으로 유가는 상승을 포기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