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데일리 이정수 기자] = 한국인에서 혈중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지단백(LDL)콜레스테롤 수치가 177 이상이면 유전 성향이 강한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FH)일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FH 사업단은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등록사업’ 연구를 통해 이같이 확인됐다고 16일 밝혔다.
FH 사업단은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FH 사업단에 등록된 FH 환자 296명의 특징을 분석했다. 일반인의 LDL 콜레스테롤 수치 분포와 비교한 결과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177이 넘으면 FH를 의심할 수 있다고 확인됐다.
또 가족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FH로 임상 진단된 환자에서 LDL 콜레스테롤이 225 이상이면 단일유전자 돌연변이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외국의 FH 자료와 비교했을 때 유전적 특성도 달랐다. 한국인은 LDLR 유전자의 p.P685L과 p.E228 두 가지 돌연변이가 상대적으로 많았고, APOB 유전자 변이도 드물지 않게 발견됐다.
이상학 FH 사업단장 겸 연세대 의대 교수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177이 넘으면 FH를 의심할 수 있고, 자녀를 포함한 가족들도 추가 확인도 꼭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한 한국인 고유의 특성을 바탕으로 FH 진료방침을 세우는 데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FH는 혈중 LDL 콜레스테롤 제거에 관여하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해 생기는 질환이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상승해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 위험이 5배 이상 높아질 수 있다. 또 자녀에게 50%의 확률로 유전될 수 있다.
학계에 따르면 국내 FH 환자는 총 1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FH의 유전적 특성은 일반적으로 인종과 국가에 따라 다르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FH에 대한 자국인 자체 진료지침이 있는 일부 국가와 달리 국내에는 FH 진단과 치료에 활용할 한국인 고유 자료가 부족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SCI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애써로스클리어로시스 앤 트롬보시스(Journal of Atherosclerosis and Thrombosis)' 온라인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