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데일리 이정수 기자]
국내 연구진이 강력한 악력을 가지면서 동시에 섬세한 도구 조작도 가능한 인간형 로봇 손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16일 김의겸 아주대 기계공학과 교수에 따르면 촉각 센서와 구동기를 비롯한 모든 구성요소를 포함한 일체형(All-in-one) 인간형 로봇 손을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한 로봇 손은 일상 생활에 필요한 대부분의 도구를 조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간 수준의 자유로운 움직임이 가능하다.
이번 연구 성과는 저명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12월 15일자에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링크 구동 기반의 모든 구성요소가 통합된 인간형 로봇 손'(Integrated Linkage-Driven Dexterous Anthropomorphic Robotic Hand)이다.
이번 연구에는 제1저자 및 교신저자로 김 교수가, 공동 제1저자로 정다운 고려대 박사과정 학생이 참여했다. 한국기계연구원(KIMM) 로봇메카트로닉스실과의 협력 연구로 진행됐다. 아주대 정착연구비 지원과 한국기계연구원 창의도전형 과제 지원으로 수행됐다.
이번에 개발한 로봇 손이 들 수 있는 무게는 18㎏에 달한다. 나사(NASA)가 개발한 로봇(Robonaut II hand)의 가반하중이 9㎏인 점을 고려하면 아주대 연구팀이 개발한 로봇 손의 가반하중 18㎏은 매우 높다.
기존의 로봇 손들로는 불가능했던 ▲맥주 캔 찌그러뜨리기 ▲무거운 아령 들기 등을 수행할 수 있을 뿐더러 섬세한 움직임과 높은 자유도를 필요로 하는 다양한 도구의 사용도 가능하다. 연구팀은 이 로봇 손을 활용해 ▲가위로 종이 자르기 ▲핀셋으로 작은 칩 옮기기 등을 시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 핵심 기술로는 링크 기반의 새로운 메커니즘 기술과 촉각 센서의 결합 기술을 들 수 있다. 연구팀은 링크 기반의 병렬 메커니즘과 직렬 메커니즘을 조합해 새로운 메커니즘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로봇 손 손가락의 독립적인 3자유도 움직임을 구현해냈다.
3자유도 움직임은 손가락의 가장 안쪽 관절(중수지절간관절)에서의 두 방향 움직임(앞/뒤, 좌/우)과 중간 관절(근위지절간관절)의 한 방향 움직임(앞/뒤)을 의미한다.
이번 개발한 로봇 손은 구동을 위한 구성요소가 자체 내장됐다. 기존의 로봇 손으는 불가능했던 작업이 가능해지면서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고성능 로봇 손은 로봇 그리퍼나 의수를 비롯해 여러 분야에서 쓰일 수 있다"며 "로봇 제어 연구, 딥러닝이나 강화학습 연구 등에도 적용 가능해 산업계와 우리 사회의 여러 영역에서 널리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