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정책에 악영향 미치는 낮은 국정 지지율 극복해야 

[파이낸셜데일리 정길호] 8월 17일은 신정부 출범 100일째 되는 날이다.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보다는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월등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

 

출범 초반에 우려스러울 만큼 지지율이 낮다는 것이 정권을 맡고 있는 여당이나 야당의 공통적 시각이고 언론에서도 내·외신 기사 모두 낮은 국정 지지율에 대해 같은 시각의 보도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나중에 좋은 평가를 받았을지언정 당시에는 많은 논란과 반대도 있었지만 후에 돌이켜 보니 국가를 위하는 일이었고 하지 않았으면 ‘큰일 날 뻔했다’라고 평가받는 정책이나 제도도 많았다는 것을 볼 때 특정 분야에서는 개혁적 행보를 시류에 야합하지 말고 소신껏 펼쳐야 하는 것들이 있다.

 

미국에서 전쟁을 불사했던 노예해방 선언처럼 인류 보편적 가치의 실현을 위해 취했던 링컨 대통령의 사례, 우리나라에서도 기금의 고갈을 막기 위한 연금개혁의 필요성은 있으나 실행하면 연금 수령자나 수혜가 임박한 사람들의 저항이 부담스럽지만, 반드시 후세들을 위해 해야 하는 것이 좋은 사례일 것이다. 이러한 사례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중요한 이유가 있다.

 

  특히 경제 위기 상황에서 국민들은 다른 분야보다 경제 관련 정부 정책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다. 먹고 사는 일, 일명 ‘민생’ 문제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은 것이다. 산적한 경제 문제를 풀기 위한 정책을 집행하려 할 때 찬반이 엇갈린 사안이 적지 않다.

 

국민들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특정 정책에 대한 저항이나 반대 의견이 많을 때는 정책을 펼 수가 없을 수도 있다. 따라서 대통령에게 국정 지지율은 나라를 경영하는데 국민들의 정책 수용성을 높이고 지속성을 위해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낮은 지지율로는 속된 표현으로 ‘말발이 안 먹힌다’는 것이다. 

 

  독일의 사회 과학자 막스 베버는 정부나 지도자의 리더십 역량을 표현하는 권위에 대해 말했는데 권위를 갖게 하는 3가지 원천, 전통적인 요소, 법적·합리적 요소, 카리스마 요소가 있는데 정당성의 유형으로 볼 때 민주주의는 근대적 정치체제의 한 형태로서 인민주권의 원리 위에 그들이 제정한 법과 절차적 정당성으로 성립되는 체제이다.

 

때문에 법적 합리적 정당성의 범주에 속한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베버는 민주주의를 카리스마적 지배 형태로 범주화하고 있다. 민주주의는 기본적으로 카리스마형 지도자가 자신의 목적의식을 대중에게 호소하고, 대중이 그에 호응해서 그를 지지하는 것으로 이루어지는 지도자와 대중의 열망 사이에서 발생하는 지배와 정당성의 상호 관계에 기초를 둔 통치 체제이다.

 

즉, 민주적 리더십이란 카리스마적 권위의 한 유형인 것이다. 지지율이 낮은 대통령은 카리스마적 권위(Charismatic Authority)가 떨어져 국민 설득의 한계로 매번 반대에 부딪힌다는 것이다. 

 

  현 정부의 낮은 지지율에 대한 언급은 외신에서도 볼 수 있다. 요미우리 신문은 16일 '한국 대통령 연설, 대일관계 개선의 실행력을 묻는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윤 대통령의 8·15 광복절 연설 관련 대일 메시지에 한일관계 개선 의지를 재차 밝힌 데 대해, "역사문제에 고집하던 전 정권의 대일정책을 전환해 미래지향에 근거한 관계 개선을 내세운 것은 평가할 수 있다"면서도 낮은 지지율을 거론하며 그 실행력이 관건이라고 의문을 표했다.

 

  윤석열 정부의 경제 정책은 저성장 극복과 성장·복지 선순환이라는 큰 목표 아래 4개의 정책 방향으로 민간중심의 역동 경제, 체질 개선 도약경제, 미래대비 선도경제, 함께 가는 행복경제로 되어 있다. 문재인 정부가 복지와 중산층 이하의 국민들을 위한 경제 정책으로 내세웠던 ‘소득 주도의 경제 성장’과는 크게 대비된다.

 

민간과 기업 중심의 성장 경제 정책은 자본주의 체제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보기에 따라서는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빠른 경제 성장을 위한 대기업 위주의 정책으로 대기업-중소기업간 불균형적 성장, 부의 편중, 독과점 폐해를 여전히 시정해야 할 필요성도 있는 만큼 논란이 예상된다.

 

이렇게 찬반이 뚜렷한 상황에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동력으로는 명분 축적과 국민들의 절대적 지지가 필요하다. 민간중심의 경제는 기간 산업 등의 공공부문이 위축되고 그동안 독과점적 폐해 시정을 위한 공공부문을 육성해야 하는 것과 상충된 것이다. 어떻게 조화를 이루느냐 하는 것도 주요 과제다.

 

  이렇듯 신정부의 정책은 이전과 확연히 다른 기조의 정책을 펴야 하는 상황에서 국민들의 절대적 지지가 필요하다. 경제 정책 등 국정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 대통령 지지율이 더 이상 추락해서는 곤란하고 높이기 위한 방안이 시급히 강구되어야 한다.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의 노력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다.

 

우선, 현 정부는 이전 정부 탓을 해서는 안 된다. 어떤 조직이나 단체에서도 유산적 과제가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처럼 진영논리가 뚜렷한 경우에는 이전 정부 탓을 하기 쉽고 그러한 유혹에도 빠진다. 과거 탓보다는 현재에 충실하고 미래 지향적이어야 한다.

 

또한 능력 부족이라는 평가를 받아서는 곤란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능력과 관련 없이 자기 쪽 사람을 심기 위한 정실 인사보다는 능력 위주의 인선이 중요한데 지금까지는 특정 분야의 편중 인사라는 평가가 지배적인 의견이었다. 독단에 흐른다는 평가도 더 이상 나와서는 곤란하다.

 

대통령의 의지와 달리 참모들의 ‘대통령 눈 가리기’로 대통령의 판단을 흐리거나 왜곡된 시각을 갖게 해서는 안 된다. 주객이 전도되어서도 곤란하다. 국정 지지율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경제 정책의 성공을 위해 국민의 지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할 때이다. 

 

  이상과 같이 정부가 제대로 기능을 한다고 판단될 때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진영을 떠나 신정부가 성공하기를 기원하고 도와야 한다. 정권은 바뀔 수 있지만 대한민국이 영원히 발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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