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 격화…자문사 3곳 한미사이언스 손, 신동국 회장 장·차남 지지

서스틴베스트, 한미사이언스 안건 모두 ‘찬성’…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5곳 중 3곳 ‘찬성’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 가진 개인 최대주주 신동국 회장, 임종윤·임종훈 형제 지지

 

[파이낸셜데일리 서현정 기자] 한미약품과 OCI의 통합을 놓고 펼쳐지고 있는 한미그룹 창업자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현재 한미약품은 OCI그룹과 통합을 추진한 창업자 고 임성기 회장의 아내인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딸인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에 맞서 장·차남인 임종윤·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은 이에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경영권의 향방을 가를 정기 주주총회가 오는 28일로 예정돼 있다.

 

25일 한미사이언스에 따르면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가 최종적으로 한미사이언스 이사진 후보 주총 안건에 모두 찬성하고,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측 주주 제안에는 반대 의견을 권고했다.

 

이로써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5곳 가운데 3곳이 한미사이언스 손을 들어줬고, 한곳만이 임종윤측 제안에 찬성했다. 나머지 한곳은 중립 의견을 제시했다.

 

서스틴베스트는 지난 21일 보고서를 통해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등 한미측 이사 후보 6명에 대한 찬성 의견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서스틴베스트는 “한미사이언스는 OCI그룹과의 통합을 앞두고 있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중장기적 주주가치를 위해서는 원활한 이사회 운영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돼 회사 추천 후보에 일괄 찬성을, (임종윤측) 주주 제안에 일괄 반대를 권고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도 한미측 후보 6명 전원 찬성, 형제 측 5명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다. 다른 글로벌 자문사 ISS는 회사측 후보 중 3명에 찬성, 형제 측 후보 중 2명에 찬성하며 사실상 중립 의견을 제시했다.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한미정밀화학 임직원 약 3000명이 모인 한미 사우회도 보유 주식 23만여 주에 대해 이번 주주총회에서 '통합 찬성'으로 결의했다. 한미 사우회는 "한미가 과거가 아닌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임직원들도 힘을 보태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국내 자문사인 한국ESG기준원(KCGS)은 주주제안측 5명 중 4명 찬성, 회사측 6명 선임안엔 반대가 아닌 ‘불행사’를 권고했다.

 

반면, 한미약품 창업주인 고 임성기 회장의 고향 후배이자 고교 후배로 한미그룹의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보트'로 불려온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은 그간 중립 의견을 유지해오다 지난 23일 장·차남 임종윤, 임종훈 사장의 주주제안에 표를 던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신동국 회장은 지난 23일 입장문을 통해 “기업가치가 더 이상 훼손되기 전에 이제라도 주요 주주로서 명확한 의사 표현을 통해 회사의 발전과 주주가치 회복 및 제고에 기여하고자 한다”면서 통합에 반대하는 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사장 형제의 손을 들어줬다. 

 

신 회장은 “임종윤, 임종훈 형제가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해 회사를 빠르게 안정시키는 동시에 기업의 장기적인 발전 및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후속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가기를 바라며, 궁극적으로는 이 중차대한 과정에서 대주주 일가 모두의 참여와 관계 정상화도 함께 이루어지길 기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신동국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를 보유하고 있다.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장·차남 측 지분율은 28.42%에 신 회장 지분을 더하면 장·차남 측 지분율은 40.57%에 달한 반면 송 회장 모녀 측 지분율은 35%다. 

 

남은 것은 소액주주 등 기타주주(16.77%)와 국민연금(7.66%) 등이다. 국민연금은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 등을 참고해 최종 결정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오는 28일 주주총회까지 어느 쪽이든 우위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임종윤측 지지를 선언했지만,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은 대부분 회사측 안건에 찬성하고 있다”며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은 경영권 분쟁의 승자가 누구인지보다는, 어느 쪽이 주주가치 제고에 더 도움이 되는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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