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서울 지하철, 2호선 1인 승무 도입 안 한다…"체감위험도 최대 32.7%↑"

학계와 철도 전문가 "시행 여건 확보 안 됐다"
2호선 신호 체계는 2013년 이후 개선 안 돼

 

[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가 논란이 됐던 2호선 1인 승무제를 도입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

서울교통공사는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2호선 1인 승무제 도입을 위한 안정성 검증위원회'를 개최했으며 위원회의 권고 의견에 따라 2호선 열차 승무방식 변경(1인 승무 도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공사는 지난 2일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국제관 컨퍼런스홀에서 2호선 본선 열차 승무방식 변경 관련 공청회와 안정성 검증위원회를 열었다.

당시 학계와 철도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안전성 검증위원회는 열차 정위치 정차, 신호, 승강장 안전문 작동 상태, 열차 출입문 연동성 등을 중심으로 직접 2호선 현장을 정밀 점검한 결과, 기술·운영·경영·안전 측면에서 시행 여건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 1인 승무제는 도입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안정성 검증위원회는 "출입문과 승강장 안전문 취급, 여객 질서 관리, 비상시 초동 대처와 대피 유도 등 1인 승무 시 체감 위험도가 기존 대비 23~32.7% 증가한다"며 "안전 체계 보완이 선행되지 않으면 시행이 어렵다"고 평했다.
 

그간 공사는 2호선 본선에 1인 승무 방식을 적용하기 위해 자동운전 신호시스템(ATO·Automatic Train Operation)과 자동운전에 적합한 전동차를 전량 도입 완료했지만 신호 체계는 고치지 못했다.

2호선 신호 체계는 2013년 시설 개량 후 추가적인 개량이 이뤄지지 않아 노후화가 진행된 상태다. 1인 승무제 도입을 위해서는 대규모 신호 체계 개선 투자가 필요한 실정이었다.

공사는 "서울지하철 1~8호선 중 2호선은 수송 인원이 제일 많을 뿐만 아니라 곡선 승강장이 다수 존재하는 등 안전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큰 호선"이라며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1인 승무제를 성급하게 도입할 경우 예상되는 안전 문제들을 고려해 1인 승무제 도입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광환 서울교통공사 승무본부장은 "1인 승무제 도입에 따른 편익과 안전성, 시민 불편 등을 다각도로 고려한 결과 현재 여건상 1인 승무 도입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2호선 1인 승무제 도입 여부는 이달 초까지 이어졌던 노사 분규 쟁점 중 하나였다. 노사 합의가 이뤄진 지난 6일 당시 사측은 '노동자와 이용 승객 안전을 고려해 (2호선 1인 승무제) 도입을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