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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에밋 위한 하승진의 항변 "에밋, MVP 안 되나요"

 "경솔한 말일지 모르지만 우리가 정규리그 우승을 한다면 에밋이 MVP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프로농구 전주 KCC의 하승진(31)이 팀 동료 안드레 에밋(34)을 위해 팔을 걷었다. 에밋이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상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KCC는 지난 16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과의 경기에서 종료 직전에 터진 전태풍의 극적인 3점슛에 힘입어 73-71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KCC는 울산 모비스와 공동 선두를 유지하며 1999~2000시즌 이후 16년만의 정규리그 우승에 한걸음 다가섰다.

정규리그 막바지가 되면서 자연스레 MVP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통상적으로 정규리그 우승팀에서 MVP가 나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좀 다르다.

KCC가 우승을 차지한다는 가정아래 객관적 평가에서 에밋을 제외하곤 MVP 후보로 당당하게 내세울 이가 없다. 그러나 규정상 MVP는 국내 선수만 받을 수 있다.

지난 시즌부터 외국인선수상이 다시 생겼다. 이 상이 외국인선수 MVP로 보면 맞다.

하승진, 전태풍, 김태술 등 주요 국내 선수들이 있지만 기록과 임팩트에서 처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KCC 구단 관계자마저 MVP와 관련해선 명확한 답을 하지 못할 정도다.

그래서 KCC가 정규리그 우승을 해도 모비스의 양동근(35), 함지훈(32)이 MVP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것이다.

양동근은 평균 36분33초를 뛰며 13.49점 5.4어시스트 3.3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함지훈은 33분2초 동안 11.37점 5.6어시스트 5.9리바운드다.

그나마 KCC에서 앞세울 전태풍을 압도한다. 전태풍은 평균 28분38초 동안 10.92점 2.7어시스트 2.6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하승진은 기자회견에서 "솔직히 MVP를 국내선수에게 준다면 우리 팀에 받을 선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이 우승을 한다면)에밋 말곤 받을 선수가 없다"며 "이번에 좋은 선례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MVP와 외국인선수상 모두 기자단 투표로 진행된다. 에밋은 외국인선수상 수상이 유력하다는 평가다.

이번 시즌 52경기에서 평균 25.37점 2.8어시스트 6.7리바운드로 KCC의 질주를 이끌고 있다. 평균 득점 전체 2위로 순도에서도 경쟁 상대를 찾기 어렵다.

통역을 통해 하승진의 발언을 들은 에밋은 "고맙다"는 말과 함께 하이파이브를 했다.

하승진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에밋은 내가 뛰어본 외국인선수 중 넘버원이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우리가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은 에밋의 움직임이 좋아진 이후부터"라고 강조했다.

에밋은 자신을 위해 항변하는 하승진의 한국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면서도 뉘앙스로 이해하는 듯 했다.

에밋에게 'MVP와 외국인선수상을 나누는 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이해한다"며 시원하게 웃었다.

KBL은 기자단 MVP 투표에서 '에밋'을 표기할 경우, 규정에 따라 무효표 처리할 방침이다.

한편, 추승균 KCC 감독은 "전태풍이 MVP 아니냐"고 했다.

역대 정규리그에서 우승하지 못한 팀에서 MVP가 나온 것은 4차례 있다.

1999∼2000시즌 서장훈(SK·2위), 2000∼2001시즌 조성원(LG·2위), 2005∼2006시즌 서장훈(삼성·2위), 2008∼2009시즌 주희정(KT&G·7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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