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데일리=김정호 기자] 미세먼지(PM·Particulate Matter)의 계절이 돌아왔다. 미세먼지는 봄보단 가을부터 겨울까지 발생 농도가 더 높다. 가을과 겨울에는 난방기구 사용과 중국발 스모그의 영향으로 독성도 더 강해진다.
하지만 '소리없이 다가오는 재난'인 미세먼지 정책을 총괄할 수 있는 컨트럴 타워가 없어 맞춤형 대응이 제대로 안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컨트럴 타워 정하고 지역별 맞춤형 대응해야
재난안전연구원은 4일 미세먼지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역별 맞춤형 미세먼지 대응 정책을 마련해야 하고, 미세먼지 정책을 총괄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 설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재난안전연구원은 관계자는 "지역별 오염원 배출특성에 기초한 배출원에 대한 선별적 제제와 관리방안이 검토돼야 한다"며 "고령화율, 만성질환자, 임산부, 어린이 등 취약계층 비율이 높은 지역을 대상으로 대기의 질과 세부 오염 배출원의 집중적인 모니터링과 적정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또 "노후 경유 차량의 배기가스 배출로 인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지역과 인근 지역들은 차량배기가스 규제지역 설정 등을 검토해야 한다"며 "다양한 정책을 일관성 있게 조율하고 관장하는 총체적 컨트롤 타워 설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컨트롤 타워를 중심으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단기적인 문제해결보다 장기 전략적 로드맵 구축이 선결돼야 한다"며 "정부와 지자체들은 미세먼지 배출원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수집된 정보를 공유해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상호협력 시스템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미세먼지 더 잦고 더 독해져 위험성 ↑
재난안전연구원에 따르면 미세먼지는 대기 중에 부유하는 고체상 또는 액체상, 입자상 물질이다. 이 중 공기역학적 입경이 10㎛ 보다 작은 미세먼지를 PM10 , 지름이 2.5㎛ 보다 작은 먼지를 PM2.5라고 한다. 최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지름이 0.1㎛ 보다 작은 극미세먼지(Ultra Fine Particle)에 대한 측정과 연구가 진행 중에 있다.
우리나라 미세먼지 오염도는 점차 개선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위해성이 더 큰 초미세먼지(PM2.5 )다. 초미세먼지 오염도는 선진국 주요 도시 대비 높은 수준이다. 고농도 발생이 빈번해 지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 들어 초미세먼지(PM2.5 ) 발생빈도 증가, 국외 발 미세먼지의 유입, 대기정체와 대기환경의 변화 등으로 인해 국민들이 느끼는 미세먼지 문제의 체감도가 높아졌다.
특히 미세먼지는 재난급 수준의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를 살펴보면 2010년 인구 100만명당 미세먼지와 오존 노출로 인한 조기 사망자수는 중국 662명, 인도 508명, 한국 359명, 일본 468명, 미국 299명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서울의 미세먼지(PM2.5)는 다른 선진국 도시들에 비해 평균농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다수의 세계 주요도시 역시 세계보건기구(WHO) 일평균 미세먼지(PM2.5) 권고기준 25㎍/㎥을 초과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수도권 미세먼지(PM10) 농도는 2015년 기준으로 연평균 약 51㎍/㎥ 수준이다. 세계주요도시 오염도에 비해 여전히 높다.
전 세계 미세먼지 발생은 사막과 제조업 생산 공장들이 대거 밀집해 있는 개발도상국들이 위치한 아프리카 대륙을 중심으로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과 인도가 있는 아시아 역시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하다.
보고서는 미세먼지와 오존 노출 등 적정 대기오염 관리를 이루지 못할 경우 2060년 인구 100만명당 조기사망자 수는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부적으로 중국이 2052명, 인도 2039명, 한국 1109명, 일본 779명, 미국 307명, 캐나다 300명, 유럽연합(EU) 주요 4개국(평균) 340명으로 예상됐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2013년 발표한 'IARC 발암물질항목'에서 미세먼지의 경우 암을 유발하는 1급 위험물질로 규정돼 있다.
초미세먼지와 극미세먼지의 위험성은 더 크다. PM2.5 이하의 초미세먼지의 경우 인체 내 기관과 호흡기 깊은 곳까지 침투해 다양한 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초미세먼지의 경우 체내 섬모에서 여과되지 않은 채 신체 각 기관에 직접 도달할 수 있고 폐포를 통과해 혈관으로 침투하기도 한다. 몸 안으로 침투한 미세먼지들은 혈전을 만들거나 각종 염증반응을 일으켜 호흡기 질환과 심혈관 질환을 발생시킨다.
극미세먼지(PM0.1)는 순환계를 통해 뇌, 심장, 간을 비롯한 전신 장기에 축적돼 다양한 건강문제를 유발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