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광주 기초의회 '외유성 해외연수' 제도 개선 필요"

1인당 평균 200여만원 예산 지원
취지와 동떨어진 관광 일정 '눈총'
분야별 연수 체계화 필요성 제기

[파이낸셜데일리=김정호 기자] 광주 기초의회 의원들이 주민 혈세로 나들이성 해외연수(공무국외여행)를 떠나면서 연수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4일 광주 5개 자치구 의회에 따르면 기초의원들은 올 10∼11월 사이 공무국외여행을 다녀왔거나 계획하고 있다.


  동구의회는 의원 7명 전원이 사무처 직원 3명과 함께 지난달 4박 5일 일정으로 일본을 다녀왔다. 연수 목적은 도시재생사업 견학 등이었으나, 4일차 일정에는 '단풍 든 산' 케이블카 관람 등이 포함됐다.


  총 경비는 2026여만원이었으며, 1인당 경비는 200여만원으로 책정됐다. 모든 비용은 공무원 여비규정 등에 따라 의회 예산으로 집행됐다.


  남구의회도 서임석·황경아 의원(이상 민주당)을 제외한 의원 9명이 사무처 직원 3명과 지난달 말 총 2300여만원을 들여 홍콩·중국 심천을 찾았다. 전통시장 상권 활성화 정책 개발 명목으로 홍콩 소호 거리·몽콕 야시장 등 쇼핑 명소를 방문했다.


  모든 경비는 의회 예산에서 지출됐으며, 1인당 경비는 186∼205만원으로 책정됐다.


  광산구의회는 지난달 초 ▲여성정책·주민자치 ▲도시계획·재생사업 ▲전통시장 활성화 등 연수 목적에 따라 3개 팀이 각각 프랑스·스위스·독일과 일본, 네덜란드를 다녀왔다.


  스위스 일정에는 융프라우 등 관광지 방문이 '관광인프라 탐방' 취지로 포함돼 눈총을 사고 있다.


  연수에는 의원 15명을 비롯한 구의회·구청 직원 등 22명이 참여했으며, 국강현(민중당)·김영관(정의당) 의원은 불참했다. 3개 팀 총 경비 6575여만원이었고, 구의회와 구청이 각각 5168만원과 218만원을 지원했다. 예산을 초과한 경비는 의원들이 자비로 부담했다. 서구의회와 북구의회도 이번 달 국외연수를 앞두고 있다.


  서구의회는 오는 6일부터 8일 간 의원 10명 등 14명이 총 4265여만원을 들여 영국·프랑스·이탈리아를 방문한다. 의회는 예산으로 1인당 최대 220만원의 경비를 지원한다.


  연수 일정은 친환경 도시·마을 자치제 사업 등에 맞춰져 있으나, 베네치아와 바티칸 등 명승지 방문에 대해서는 '외유' 의혹이 일고 있다.


  북구의회는 의원 14명을 비롯한 16명이 오는 5일부터 싱가포르·일본 2곳으로 연수를 떠난다. 총 3200여만원의 예산이 지원된다. 1인당 지원 경비는 싱가포르 207~218만원, 일본 150만원 가량이다.


  일각에서는 '나들이성 국외연수가 아니냐'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또 행정사무감사 등 의정 활동에 차질이 빚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공무국외연수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지난 2일 광주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소속 정의당 장연주 의원은 2일 시 의회 사무처 행정감사에서 "의원 해외연수 개선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여행사에 일정 등을 맡기다 보니 관광 위주로 계획이 수립된다"며 "전문성 함양과 연수 목적 달성을 위해 전국 시·도의장단협의회 산하에 분야별 지방의원 연수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는 기구를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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