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데일리 서현정 기자]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일반인 여론조사의 문구를 놓고 양강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사활을 건 극한 대립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26일 열리는 당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최종 의결 여부가 주목된다. 두 후보가 막판 타협하느냐, 합의 도출에 실패하느냐가 경선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당 선관위는 26일 오전 10시 회의를 열고 여론조사 문항을 최종 의결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여론조사전문가소위원회는 24일 각 캠프측 대리인이 참석한 가운데 여론조사 문항을 놓고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4지 선다형으로 하되 정권교체 찬반여부를 묻는 절충안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응답자가 정권교체에 찬성하느냐를 먼저 묻고 이에 찬성할 경우 적합 후보를 가상대결 방식으로 뽑는 안이다. 윤 후보 측은 절충안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낸 반면, 홍 후보 측은 4지 선다형 조사를 고수했다고 한다. 그러나 당 선관위에서 정권교체 찬반여부를 묻는 것은 역선택 방지 조항을 안 넣는 취지와 맞지 않다며 기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홍 의원 측은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OOO, OO1, OO2, OO3 후보가 대결한다면 어느 후보가 경쟁력 있나'라는 4지 선다형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네 명의 후보를 한 번에 나열하고 본선에 진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후보 한 명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지금까지 대선 여론조사에서 쓰여 왔던 방법이고, 변별력이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윤 전 총장 측은 '이재명 후보 대 OOO후보'를 묻는 양자 가상대결 방식을 고집한다.
즉 이재명 후보 vs 000후보, 이재명 후보 vs 001후보, 이재명 후보 vs 002후보, 이재명 후보 vs 003후보 이렇게 이 후보와 국민의힘 4명 후보 간 일대일 구도를 각각 제시하고, 누구에게 투표할 것인지 네 차례 물어보는 방식이다.
양강인 두 후보 지지율이 큰 차이가 나지 않는 만큼, 민주당의 역선택으로 후보가 결정되는 경우의 수를 막고 당원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자는 취지다.
양강 후보들 입장에선 자신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실제 여론조사기관의 여론조사결과를 살펴보면 홍 의원의 경우 국민의힘 후보로 한정한 다자 조사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윤 전 총장은 그동안 이재명과의 양자대결로 묻는 문항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26일 선관위 회의에서도 결론을 못 낸다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여론조사 일정에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이견이 첨예하게 갈린 후보들간 신경전도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준석 대표는 2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선 경선에서 쟁점으로 떠오른 일반인 여론조사 문항에 대해 "적어도 정당정치나 우리 당 역사 속에서 전례가 없는 방식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 말은 윤 전 총장측의 일대일 가상대결보다는 기존해 해왔던 방식인 홍 의원측의 4지선다형 후보 경쟁력 문항으로 가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