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올해 1월 경상수지가 21개월 연속 흑자에도 설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와 연말 수출 집중 기저효과에 한달새 4분의 1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반도체 수출 증가 폭이 둔화됐고, 승용차와 기계류 등은 감소폭이 확대됐다.
한국은행은 2월 경상수지는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다시 흑자 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으로는 2월 전망치 750억 달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트럼프 무역 정책에 따른 수출 타격 우려와 주변국들과의 협상 여부 등 불확실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한은이 7일 발표한 '2025년 1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1월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29억4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2023년 5월(20억9000만 달러) 이후 21개월째 흑자다. 다만 전달(123억7000만 달러)보다 흑자 폭이 크게 축소되며 지난해 4월(14억9000만 달러)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상수지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는 25억 달러 흑자를 냈다. 지난 2023년 4월(6억6000만 달러) 이후 22개월째 흑자다. 다만 지난해 12월 기록한 104억3000만 달러의 4분의 1토막으로 떨어졌다. 1년 전(43억6000만 달러)에 비해서도 흑자 폭이 크게 줄었다.
상품 수출은 498억1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9.1% 감소했다. 2023년 10월 증가 전환 이후 15개월 만에 감소 전환이다. 반도체 증가세가 둔화됐고 석유제품과 승용차, 기계류·정밀기기 등의 감소 폭이 확대됐다.
상품 수입은 473억1000만 달러로 6.2% 감소했다. 원자재 감소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자본재 증가세가 둔화되고, 소비재가 감소하면서 한달 만에 감소 전환했다.
서비스수지는 20억6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겨울방학철 해외여행 성수기 영향으로 여행수지 적자는 16억8000만 달러로 전월(9억5000만 달러 적자)보다 크게 확대됐다. 본원소득수지는 증권투자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26억2000만 달러 흑자를 보였다.
송재창 금융통계부장은 "상품수지는 지난해 연말 수출 집중에 따른 기저효과와 설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 등 계절적 요인으로 전월대비 흑자 폭이 크게 축소됐다"면서 "본원소득수지는 직전달 크게 증가했던 증권 투자 배당 수입이 줄면서 전월대비 흑자 폭이 축소됐다"고 했다.
이어 "경상수지는 전월에 비해서는 흑자 규모가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큰 폭으로 축소됐지만, 전년 대비로는 본원소득수지 개선에 비슷한 수준"이라면서 "추세적으로는 21개월 연속 흑자를 지속하며 꾸준히 흑자 흐름을 이어간 것으로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2월 경상수지에 대해서도 낙관했다. 송 부장은 "무역수지가 1월 18억6000만 달러 적자에서 2월에는 43억 달러 흑자를 보였다는 점에서 상품수지 흑자 폭이 확대되며 경상수지 흑자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올해 경상수지는 낙관하지 않았다. 한은은 2월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상수지 전망치를 종전 800억 달러에서 750억 달러로 낮춰잡은 바 있다. 전망대로라면 지난해 기록한 경상수지 990억 달러의 4분의 1이 날라가는 셈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이에 대응한 주요국의 통상정책, 범용 반도체 경기 불확실성 등 변수가 많다는 점에서다. 그동안 수출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는 점에서 올해는 성장세 둔화 가능성도 있다.
송 부장은 "연간으로는 수출 증가세는 이어지며 2월 전망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IT 부분 수출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 제품의 글로벌 시장 공급 확대와 주요 품목에 대한 관세인상 가능성에 비IT 품목은 부진이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주요국 간의 무역 갈등과 협상이 현재 진행형으로 불확실성이 커졌다"면서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25%부과 등이 수출 둔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중국과의 마찰도 중간재 수출에 부정적이지만 협상 과정 불확실성이 있어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