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소말리아 해적 다시 급증...국제사회 감시 느슨해진 탓?

국제사회의 감시가 느슨해진 틈을 타고 소말리아 해적들이 다시 준동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일 년 동안 소말리아 해적으로 인한 피해 규모가 총 17억 달러(약 1조9260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CNBC뉴스는 4일(현지시간) 비정부기구(NGO)인 ‘해적 없는 바다(OBP)’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소말리아 해적으로 인한 피해 규모가 2015년 13억 달러에서 2016년 17억 달러로 30%나 늘었다고 보도했다.

OBP의 ‘2016년 해적 현황(The State of Maritime Piracy 2016)’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최근 소말리아 해적들이 단순한 약탈보다는 납치를 통한 몸값 요구를 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OBP가 계산한 이번 해적 피해 규모에는 선박회사들의 보험료 인상분과 선박들의 자체 무장 인력 비용, 해적 단속을 위한 각 나라 해군 작전 비용, 해적들에 지불한 몸값 등을 망라하고 있다.

소말리아 해적피해는 지난 2010년 70억 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국제사회는 해적 퇴치를 위한 대대적인 합동 작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 영향으로 해적 피해 규모는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 감시가 느슨해 진 틈을 이용해 해적질이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이다.

OBP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해적들에 의해 납치된 배는 한 척도 없었지만 해적들의 공격은 모두 27건 발생했다. 올 들어서는 소말리아 해역에서 선박 2척이 하이재킹 당했다.

지난 3월 중순 8명의 스리랑카 선원이 타고 있던 유조선 아리스 13호가 소말리아 해적들에 의해 납치됐다. 아리스 13호는 소말리아 지방정부와 이 지역 원로들의 중재로 6일 만에 풀려났다. 이어 지난 4월에는 인도 상선이 해적들에게 납치됐었다.

영국의 위기 컨설팅 전문업체인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Verisk Maplecroft)의 아프리카 담당 선임 애널리스트인 엠마 고든은 선박회사들의 안이함을 비난했다. 지난해 소말리아 해역을 지난 선박들 중 무장 경비대를 갖추고 운항을 한 선박들의 비율은 31.5%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고든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발생한 두 사건을 비교해보면 무장 경비대가 얼마나 중요한 지 알 수 있다. 지난해 10월 영국 국적의 화학제품 운반선은 해적들의 공격을 받았을 때 무장 경비대가 이를 퇴치시켰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아리스13호는 무장 병력을 갖추지 않음으로써 납치를 당했다. 아리스13호는 2012년 이후 처음으로 납치를 당한 상선이었다”라고 말했다.

OBP 보고서는 소말리아의 경제적 궁핍과 해적들에 대한 느슨한 처벌이 해적들의 번성을 낳는 온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4월 23일자 워싱턴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아프리카 해역에서 작전을 펴고 있는 토마스 발트하우저 미 해군 사령관은 지부티에서 가진 한 기자회견에서 소말리아 지역의 가뭄과 이에 따른 기근 때문에 이 지역 주민들이 해적질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소말리아 해적은 1991년 소말리아 군벌들 간 내전이 일어나면서 생긴 수십만 명의 무장 세력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미국은 1993년 소말리아 내전에 개입했다. 군벌들을 제거해 전쟁을 종식시키려 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 해 10월 미군은 모가디슈 전투에서 큰 피해를 입고 철수했다.

소말리아 내전을 틈타 들어온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들도 해적들의 발호에 일조를 했다. 소말리아로 진출한 이슬람 급진주의 세력들은 알 샤바브라는 급진 무장 단체를 만들었다. 알 샤바브는 군벌 아래에서 활동하던 무장 세력들을 빠른 속도로 흡수했다. 이들 중 일부는 해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번 OBP 보고서에 따르면 소말리아 뿐 아니라 서부 아프리카 해역에서도 해적들의 공격이 늘고 있다. 지난해 서부 아프리카 해역에서 발생한 해적 공격은 모두 95건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5년의 해적 공격은 54건에 그쳤었다. 서부 아프리카 지역의 해적 사건들 중 3분의 2는 나이지리아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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