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지난 14일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나온 문항·정답에 오류를 주장하거나 시험 운영의 문제를 항의하는 의견이 300여건 제기됐다.
18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께 2025학년도 수능 문제 및 정답 이의신청 게시판의 운영을 마친 결과, 이의제기 게시글 총 342건이 등록됐다.
지난해 수능(288건)에 견줘 54건(18.8%) 늘어났다.
영역별로는 사회탐구 영역이 12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영어 91건, 국어 77건, 과학탐구 31건, 한국사 8건, 수학 7건, 직업탐구와 제2외국어/한문 각각 2건씩이다.
문항별로 살펴보면 국어 선택과목인 '언어와 매체' 44번에만 가장 많은 42건의 글이 게시됐다. 학교 축제를 알리는 학생회가 제작한 가상의 두 팸플릿에 대해 적절하지 않은 선택지를 고르는 문제로 복수정답 주장이 제기됐다.
평가원 출제본부가 제시한 잠정 정답은 '각 행사별 진행 절차를 순서도를 통해 보여 주고 있다'(홀수형 기준 ①번)인데, '동아리 부스별 활동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QR 코드를 제시하고 있다'(홀수형 ③번)는 선택지도 해석의 여지가 있어 정답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대다수였다.
전날 글을 쓴 박모씨는 "(지문에 따르면) QR 코드를 통해 부스별 활동 소개 영상을 볼 수 있는 것은 사실이나 활동 내용까지 확인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글을 올린 양모씨는 "두 선지 모두 상황에 따라 맞는 표현이 될 수 있다"고 적었다.
기존 정답이 맞다는 반론도 있다. 전날 글을 쓴 임모씨는 "(논란된 선지의) '활동을 소개한다'는 뜻은 활동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는 뜻과 같아 정답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이 외에 영어 24번(34건), 사회탐구 선택과목 '정치와 법' 20번(19건 이상) 등에서도 오류 지적이 다수 나왔다.
시험 운영에 대한 항의성 게시글도 다수 제기됐다.
영어 영역 게시판의 글 전체 91건 중 최소 36건 이상이 듣기평가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내용이었다.
수험생으로 추정되는 이용자 다수가 응시한 시험장을 적으며 "스피커가 너무 울린다", "소리가 뭉개졌다", "감독관의 기침소리에 거슬려 문제를 풀지 못했다"고 적었다.
수능에 첫 번째 출제오류가 발생한 2004학년도 시험 이후 평가원은 이의신청 및 심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과학탐구 생명과학Ⅱ 출제오류 사태가 빚어진 2022학년도 수능 당시엔 1014건이 게시됐다. 이를 비롯해 2021학년도 수능부터 올해까지 최근 5년 간 매년 417건→1014건→663건→288건→342건의 이의제기가 있었다.
2011학년도 수능에는 역대 최다인 1655건이 제기됐고, 가장 적었던 해는 2007학년도 수능의 150건이었다.
평가원은 이날까지 받은 이의신청에 대해 단순 의견 등을 제외한 뒤 19일부터 26일까지 심사를 벌일 계획이다.
심사 결과는 26일 오후 5시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하고 문항과 정답을 최종 확정한다. 이어 채점에 돌입하게 된다.
수험생들은 성적 통지표를 다음 달 6일에 받을 수 있다.